[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국산 고성능차가 본격적인 대중화 시대로 접어들었다. 현대차는 고성능 브랜드 N의 차량 라인업을 'N’과 'N-라인’으로 나눠 운영하고 있다. N-라인이 운전자가 일반 모델보다 다소 성능을 높인 정도의 준고성능 모델이라면 N은 경주용 트랙에서도 달릴 수 있을 만큼 강화된 섀시에 출력을 높인 엔진과 고성능 전용 변속기를 탑재한 모델이다.
현대차의 첫 고성능 SUV 코나N 사진/조재훈 기자
지난 16일 강원도 인제스피디움에서 타본 '코나N'은 이같은 현대차 고성능 모델의 지향점을 관통하는 신차다. 일상 속에서도 편리함을 추구한 SUV의 장점을 반영했으며 속도감까지 느낄 수 있다. MZ세대가 선호하는 '고성능 데일리 스포티카’인 셈이다.
이날 이뤄진 시승은 공도주행, 써킷주행, 조수석 탑승체험 등으로 구성됐다. 먼저 19.1km 코스의 공도주행에서는 '운전하는 재미’를 톡톡히 느낄 수 있었다. 고성능 모드와 일반 주행 모드를 바꿔가며 주행했는데 고성능모드 주행시 무게감있는 스티어링 휠과 단단한 서스펜션이 온몸에 전해지면서 고가의 스포츠카를 몰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특히 스티어링휠 옆 패들시프트를 통해 기어 2단 변경 후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마니아들이 열광하는 이른바 팝콘 배기음을 들을 수 있었다.
코너링도 만족스러웠다. 인제 스피디움 트랙은 롤러코스터처럼 길이 변했고 급커브도 많았다. 코나N은 다소 높은 속도에서 코너에 진입하더라도 노면을 꽉 붙잡고 움직였다. 이는 두바퀴째에서 가속에 대한 더 높은 자신감을 갖게 했다.
코나N의 스티어링휠 조작부 사진/조재훈 기자
서킷 주행은 실로 대단했다. 직선코스에서 체험한 가속 성능은 매우 강렬했다. 코나N의 2.0ℓ 터보 GDI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280마력, 최대토크 40㎏.m의 강력한 성능을 낸다. 고성능 엔진답게 가속 시 강렬한 사운드가 뿜어져 나왔다. 이 차량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제로백)이 5.5초에 불과하다.
이날 런치 컨트롤(정지 후 급가속)을 써볼 기회는 없었으나 NGS 버튼을 통해 급가속을 경험했다. 빨간색 NGS 버튼을 누르면 차량이 '펑’하고 튀어나간다. 이는 20초간 유지됐다. 곡선 구간을 달릴 때도 동급 차량과 다른 안정감을 제공했다. 상체의 쏠림 현상 속에서도 차량이 뒤집어질까 걱정되지 않았다.
코나N은 서킷 주행을 즐기는 데 최적화됐다. 랩타임 측정을 비롯한 서킷 주행 데이터 기록 및 분석 기능도 제공된다. 별도 측정기를 구매하지 않아도 차량 중앙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를 통해 사용할 수 있었다.
코나N 시승 차량들이 서킷에서 출발 지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조재훈 기자
이날 시승의 하이라이트는 전문 드라이버와의 '서킷 택시’였는데 조수석에 앉아 실제 선수들의 속도로 서킷을 달려봤다. 시속 200km에서 60km까지 고속과 저속을 넘나들며 코너링하는데 차량의 안정감이 스포츠카 못지 않았다. 실제로 고속으로 연석을 밟고 지나가면 차량 한쪽이 뜨는데 위험하다거나 하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전문 드라이버도 코나N은 서킷을 주행하는데 있어 웬만한 수입차 보다 괜찮다고 설명했다.
코나N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기 편리한 SUV의 장점을 갖춘데다 드라이빙 모드 변경을 통해 고속 주행도 즐길 수 있는 전천후 자동차다. 캠핑, 차박 등을 즐기는 고성능차 입문자라면, 가끔 서킷을 타러 다니고 싶다면 최고의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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