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정유업계가 친환경 모빌리티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차 윤활유 시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전기차용 윤활유는 차량 부품의 마모를 방지해 부품의 효율적인 작동과 수명 연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내연기관 차량에는 없는 전기차 배터리가 적절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조절해 작동 효율을 향상시킨다. 트랜스미션 윤활유와 배터리의 열을 냉각시켜주는 냉각계 윤활유로 나뉜다.
최근 전기차는 빠르게 내연기관 차량을 위협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850만대였던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오는 2025년 2200만대 수준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올해 국내 전기차 판매량만 봐도 지난 5월까지 1만8262대가 판매되며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했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전통의 완성차 브랜드들도 향후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 차량으로 현재의 내연기관 모델들을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속속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전기차 윤활이 시장 역시 성장하는 추세다. 업계는 전 세계 전기차 윤활유 시장이 지난해 1000만리터에서 2025년 6000만리터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등촌동 홈플러스 강서점 주차장에 마련된 전기차충전소에서 모델들이 다양한 전기차를 충전하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SK이노베이션은 정유사 가운데 가장 먼저 전기차 윤활유 분야에 진출해 시장을 선점한 상태다.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를 통해 지난 2010년 전기차 윤활유를 개발, 2013년부터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 선점 효과를 기반으로 최근 2년간 전기차 윤활유 판매량이 연평균 33% 증가했다. 올해는 지난해 대비 2배 수준의 판매량을 자신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차량용 윤활유를 넘어 풍력발전 설비 등 신재생에너지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GS칼텍스는 지난 14일 전기차 전용 윤활유 브랜드 'Kixx EV'를 출범해 시장에 합류했다. 이미 전기차용 트랜스미션 윤활유는 개발이 완료돼 국내 전기차 제조사에 공급 중이며, 전기차용 냉각계 윤활유도 개발 중에 있다. 자체적인 개발에 그치지 않고, 미국 연구기관 SwRI(Southwest Research Institute)에서 주관하는 전기차용 윤활유 개발 컨소시엄에 참여해 다양한 전기차용 윤활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S-Oil은 전기차에 최적화 된 전용 윤활유 개발을 마친 상태로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기존 전기차 윤활유들이 기존 내연기관용 윤활유를 기반으로 변형돼 출시된 일종의 하이브리용 제품인 것과 달리 개발단계부터 전기차에 초점을 맞춰 배터리 과열을 방지하는 특화 기술을 적용한 제품이다. 전기차뿐 만 아니라 하이브리드차량 등에 최적화된 4종의 제품을 선보인다.
S-Oil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는 전기·전자 부품과의 접촉이 많아, 기존 윤활유의 특성 외에도 전기·전자 부품에 대한 부식방지와 에너지 손실 최소화, 출력저하 방지 등 차별화된 기술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상대적으로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전기차용 윤활유의 경우 내연기관 또는 하이브리드 차량용과 같이 수시로 보충하지 않을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직접 보충하기 까다로운 만큼 개발과 시장 검토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출시 시점을 정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하이브리드용 제품은 연내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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