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부터 자치경찰 출범…업무 분담 등 혼란 불가피
지자체-경찰, 역할 분담 갈등 불가피
지자체별 예산 규모 따라 지역간 격차 우려
자치경찰위 성별·출신 불균형 여전
2021-06-30 06:00:00 2021-06-30 06:00:00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7월1일부터 자치경찰제도가 전면 도입되지만 업무 분담·인사·예산 조율 등의 혼란에 대한 우려가 가시질 않고 있다.
 
자치경찰은 지역주민 생활과 밀접한 생활안전·교통·지역경비·학교폭력 예방 및 수사 등을 담당하게 된다. 이를 제외한 업무는 국가경찰이 맡는다. 자치경찰제 도입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각 지역 환경에 맞고 주민 요구를 반영한 치안 활동이 가능해 질 것이라는 점이다. 검찰·경찰의 수사권 조정으로 인해 강해진 경찰 권력을 분산한다는 측면도 있다.
 
창룡 경찰청장이 지난달 20일 대구시청에서 열린 '대구 자치경찰위원회 출범을 위한 위원 임명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제도 시행 초기 지자체와 경찰 간의 갈등이 사실상 예정돼 시행착오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자치경찰제가 도입되면 경찰청장을 중심으로 돌아가던 조직이 국가경찰·자치경찰·수사경찰로 사무가 나뉘게 되면서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상훈 한국경찰학회 회장은 29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국가경찰이 스스로 판단하던 것을 자치경찰위원회에서 결정하고, 변화를 주려면 당연히 거부감이 생겨 혼란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역별로 치안 실정이 다르기 때문에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은 업무 우선순위가 다를 수 밖에 없다. 이 회장은 "아직까지 지자체와 경찰이 갈등을 겪은 케이스는 없다"며 "다만 시행 직후 제도적으로나 업무적으로 혼선이 생겨 불협화음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제도 변화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치경찰 예산 운용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올해 자치경찰위원회 운영비는 지난해 경찰청이 국가로 부터 받은 예산(12조)으로 충당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외에 추가 사업에 필요한 예산은 해당 지자체에 청구해야 하는데, 각 지자체의 예산규모에 따라 사업에 차이가 생길 수 있어 지역간 치안 수준에 격차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창룡 경찰청장이 지난달 25일 전남도청에서 열린 전남자치경찰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자치경찰제 시행 전 구성된 자치경찰 위원의 성별과 출신이 치우쳐 있다는 지적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위원회는 지자체별로 위원장 포함 7명으로 구성되고 임기는 3년이다. 위원 7명은 시·도지사 1명, 시·도교육감 1명, 국가경찰위원회 1명, 시·도의회 2명, 위원추천위원회에서 2명을 추천하게 돼 있다.
 
현재까지 구성된 자치경찰 위원의 성별은 경기도(30일 임명)를 제외하고 112명 중 92명이 남성이다. 특정 성별이 10분의 6을 초과하지 않아야 하고, 위원 중 1명은 인권전문가가 임명되도록 해야 한다. 그럼에도 여성위원 비중은 20명에 불과하다.
 
한 경찰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여성위원의 비중을 맞추는 것은 권고였기 때문에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던 것 같다"면서 "본격적으로 자치경찰제가 시행되면 합리적인 선에서 성별 비율이 맞춰 질 것"이라고 말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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