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현실화하면서 여름 성수기를 앞둔 항공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국제선 재개 기대감도 잠시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 시행이 다시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수도권에 한해 거리두기 4단계 지침이 적용 중이지만 확산세가 전국으로 확대될 경우 국내선 운항 계획 수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1200명을 넘기고 해외유입 확진자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지난 7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검역소에 백신접종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도착한 교민, 유학생, 외국인등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은 성수기 운항 준비를 앞두고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항공사들은 지난달부터 국제선 노선 증편 계획을 세우고 운항 준비를 해왔다. 정부가 이달부터 사이판, 괌, 태국, 싱가포르, 대만 등 방역 신뢰가 확보된 국가간 격리를 면제하는 트래블버블을 시행하기로 하면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30일 사이판과 트래블버블 협정을 맺었다.
아시아나항공(020560)과 제주항공은 오는 24일부터, 티웨이항공은 29일부터 사이판 노선을 재개한다.
대한항공(003490)과
에어부산(298690)은 각각 내달 5일, 12일부터 괌 노선을 운항한다.
하지만 전파력이 강한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국제선 노선 부활 기대감은 한풀 꺾인 상태다. 정부가 가파른 코로나19 확산세에 2주간 수도권 거리두기를 4단계로 격상하는 등 방역지침을 강화하면서 국내외 여행 수요도 당분간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방역상황이 악화할 때 트래블버블을 일시 중단할 수 있도록 하는 '서킷브레이커' 제도도 합의문에 포함한 만큼 협정 체결국이 국내 여행객 입국을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
당장 업계는 이달 말 예정된 사이판·괌 항공편은 계획대로 띄운다는 방침이다. 정부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여부와 관계없이 그간 항공업계가 철저한 방역을 유지해온 만큼 운항에는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가늠해 정부 지침이 따로 내려올 경우 운항 노선 축소 등 계획을 수정할 계획이다. 국토부도 체결국과 어렵게 맺은 합의를 깰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국제선 여객 수요가 90% 이상 급감한 상황에 트래블버블 추진으로 항공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가 살아나고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당장 노선 축소 및 취소 계획은 없지만 방역당국과 국토부 지침에 따라 상황을 조율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거리두기 격상에 따라 국내선 여객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 항공포털시스템에 따르면 국내선 여객 수는 지난 4월 300만명, 5월 314만명, 6월 304만명으로 세달 연속 300만명대를 돌파했다. 억눌린 해외 여행 수요가 국내로 몰리면서 국내선 여객 수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하지만 최근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가속화하면서 이달에는 다시 300만명대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LCC 업계 관계자는 "당장 성수기 시즌이 오는데 항공편을 취소하지는 않고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며 "주말 이후 돌아오는 새로운 주의 여객 추이와 코로나19 확산세가 수도권에서 멈추느냐 비수도권 지역으로 더 퍼지느냐 등을 따져보고 운항 계획을 수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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