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단독)법사위 체계자구심사 기능 각 상임위에 넘긴다
법사위 여 간사 박주민 의원, 다음달 국회법 개정안 발의
"심사 기간 120일→60일 축소 의미 없어" 반발, 별도 개정 추진
법사위, 민법·형법 등 172개 법안만 담당…숙려기간 둘지는 '주목'
2021-07-29 10:51:46 2021-07-29 19:11:06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더불어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박주민 의원이 법사위의 전체 법안 체계·자구심사 권한을 폐지하는 개정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개정안대로 될 경우 현재 법사위에서 반복적으로 논란이 됐던 '시간끌기' 논쟁이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법사위는 민법과 형법 등 소관 법안 172개의 법안만 체계·자구 심사 권한을 행사하게 돼 지금까지 누렸던 사실상의 상원 기능도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뉴스토마토>의 취재를 종합하면 박 의원은 법사위의 체계·자구심사 권한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국회법 일부개정법'을 다음달 대표 발의한다. 
 
박 의원은 ‘법사위 개혁법’ 개별 발의에 대해 "(당 지도부가) 법사위 개혁없이 법사위원장 자리를 국민의힘에 넘겨주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법사위 체계·자구심사가 문제가 많았던 만큼 이번 기회에 기능을 조정하고 그 뒤에 위원장을 넘기는 수순으로 가야 한다는 게 박 의원의 설명이다. 
 
개정안은 법사위의 다른 상임위 법안의 체계·자구심사를 폐지하고, 해당 기능을 각 상임위로 넘기는 것이 핵심이다. 즉 지금까지 타 상임위원회에서 전체회의 등을 거쳐 심사가 마무리가 된 법안을 다시 법사위에 올려 체계자구심사를 갖는 절차 자체를 없애겠다는 얘기다. 
 
당 차원의 개혁안에 대한 불만도 개정안 발의 계기가 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최근 여야 합의를 통해 법사위 체계·자구심사를 현행 120일에서 60일로 축소시키고, 이 기한을 넘기면 소관 상임위의 5분의3의 동의를 얻어 본회의로 부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 법사위 개혁안을 마련한 바 있다. 
 
하지만 박 의원은 체계·자구심사 기간을 60일로 축소한다고해서 법사위가 개혁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현행 법에서 체계·자구심사 기간을 120일로 지정하고 있지만 시간끌기가 가능해 기간 축소는 의미가 없다는 주장이다. 박 의원은 "제대로 된 개혁이 아니다"며 "체계자구심사를 해당 법안 담당 상임위에 넘기는 취지로 개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이수진 의원(동작구을)도 "법사위에서 체계자구심사 기한인 60일이 지나 상임위로 돌아온다는 것은 그 법안 자체가 '논쟁'이 많은 법안일 확률이 높다"라며 "그런 법안을 상임위에서 한 번 더 본다고 해서 상임위 5분의3 문턱을 넘는 법안이 얼마나 있을까"라고 의구심을 표현했다.
 
더불어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박주민 의원이 법사위 법사위 소관 법안을 제외한 나머지 체계·자구심사 권한을 아예 폐지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법제사법위원회 간사 선임 절차에 불만을 표한 국민의힘 김도읍 간사와 소속 의원들이 지난 5월 20일 오후 속개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신임 간사에게 항의하고 있는 모습. 사진/공동취재사진단
 
다만 '숙려기간'을 두는 대안이 개정안에 담길지 주목된다. 박 의원이 지난 20대 국회에서 발의한 '국회법 일부개정안'을 보면 법사위 체계자구심사를 폐지함에 따라 신중하게 처리해야 할 안건의 경우 해당 상임위 재적위원 3분의1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 숙의·재의를 가능하도록 '예외사항'을 뒀기 때문이다. 
 
사실 지금까지 쟁점법안의 경우 상임위에서 법안 심사를 마친 뒤 법사위로 올려보내도, 체계·자구심사를 이유로 시간을 끄는 통에 본회의 상정 일정 자체가 상당기간 지체됐다. 심지어 법사위에서 논의 과정에서 해당 법안이 폐기되는 사례도 많았다. 
 
체계·자구심사는 각 상임위별로 법안을 개정·제정 시 법안이 다른 법률과 충돌하는지 여부를 따지는 체계심사와 불명확한 문구나 틀린 문구가 있는지 보는 자구심사로 나뉘어진다. 법사위에서는 상임위에서 올라온 법안이 체계심사에 해당하는지, 자구심사에 해당하는지 등을 세세하게 따지는 방식 등으로 법안 통과를 막을 수 있는 부작용이 반복적으로 발생해 왔다. 이 때문에 국회에서는 '법사위가 상원처럼 군림한다'는 비판이 비등했다. 이런 이유로 법사위원장 배분 문제는 여야의 양보없는 힘겨루기가 끊이지 않았다. 법사위원장이 사회권을 쥐고 있어 표결에 붙일지 말지 여부 등 법안 통과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탓이다. 
  
더불어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박주민 의원이 논란이 된 법사위 체계자구심사 권한을 아예 폐지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5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파행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의 입장을 밝히고 있는 모습. 사진/공동취재사진단
 
개정안이 통과되면 법사위는 앞으로 피감기관인 법무부(검찰 포함), 법원, 법제처, 감사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헌법재판소 등이 관할한 민법, 형법, 주택임대차보호법, 각 기관 조직법 등 172개 법안만 체계·자구를 심사한다. 나머지 법안은 해당 상임위에서 심사해 곧바로 본회의에 상정한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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