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HMM(011200) 해상노조와 사측의 3차 교섭이 결렬되면서 파업 그림자가 더욱 짙게 드리우고 있다. 사측이 물러서지 않자 노조는 불합리한 근무 제도 등을 폭로하며 강공에 나선 모양새다.
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 해상노조는 이날 오후 사측과 3차 임단협 교섭에 나섰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는 오는 11일 4차 교섭을 한 뒤에도 임단협이 타결되지 않으면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중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권을 얻게 된다.
육상노조 또한 지난달 28일 사측과 4차 교섭에 나섰지만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최근 중노위에 조정 신청을 했다.
해상·육상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25%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5.5% 인상과 기본급 100% 수준의 격려금 지급을 제시했다. 노조는 경영난으로 수년간 임금을 동결한 만큼 올해 25% 인상을 해도 동종 업체들의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운업 호황에 따라 큰 이익이 났음에도 다른 업체보다 열악한 처우가 계속되자 HMM 직원들의 불만은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다.
HMM 해상노조와 사측이 3일 임단협 3차 교섭에 나섰으나 끝내 결렬됐다. 사진/HMM
노조는 이날 직원 A씨의 5월 근로시간표를 공개하면서 승선 기간 단 하루의 휴일도 없이 매일 10시간씩 총 306.5시간을 근무했다고 강조했다. 회사의 초과근무시간 기준은 104시간이지만 인력이 부족해 해상 직원들은 대부분 이를 넘기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회사가 일방적으로 근무 기간을 연장하다 보니 직원들은 1년 가까이 배에서 내릴 수도 없다. 이에 따라 병원 진료나 가족 경조사에도 참석할 수 없는 상황이다.
퇴사도 속출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해상 직원 퇴직자는 61명이며 올해 상반기 퇴직자는 38명이다. 1년 반 새 승선원의 20%가 회사를 떠났다는 것. 이밖에 회사 방침에 따라 근무 시간을 실제보다 축소해 기록하고 있으며 주휴수당이 지급되지 않고 인터넷 사용 또한 '근무 태만'을 이유로 제한되고 있다고 밝혔다.
HMM 해상노조 관계자는 "우리 회사가 국민 혈세를 지원받아 살아난 것에 직원들은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회사가 이익이 나는 것을 나라에 돌려주는 것이 아니라 산업은행에서 성과급과 이익을 다 가져가는 게 합당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HMM 직원들에게도 최소한의 권리 보호와 보상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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