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북한이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유엔(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이행과 목표 달성을 위해, 다자 협력을 중시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우리 정부도 남북협력을 보완한 다자 형태의 협력 체계를 적극 모색할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20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출간한 '북한의 SDGs 이행성과와 남북협력과제'에 따르면 최근 북한은 유엔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고위급 정치포럼(HLPF)'에 '자발적 국가검토(VNR)'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에 유엔 경제사회이사회는 지난달 13일 화상으로 북한의 VNR 보고회를 개최했다.
SDGs란 빈곤, 질병, 교육, 환경, 경제 등 인류의 보편적 문제를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해결하기 위해 유엔이 지난 2015년 설정한 의제를 뜻한다. 분야별로 17개 목표, 169개 세부 목표로 이뤄져 있고, 오는 2030년까지 이행된다.
KIEP에 따르면 북한은 VNR 보고서에 유엔의 SDGs 이행을 위한 세부 목표 95개와 132개 지표를 채택하고, 농업·에너지·물·환경 분야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명시했다.
아울러 북한은 목표 달성을 위해 SDGs에 대한 인식 제고는 물론 국제 사회와의 파트너십 촉진, SDGs 모니터링 및 과제 제시가 중요함을 인식하고, 양자·다자 협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하지만 국제 사회의 제재와 국경 봉쇄가 지속되고, 장기화된 팬데믹으로 보건 위기가 가중되면서 북한의 SDGs 이행은 사실상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북한의 SDGs 이행을 위해 그동안 유엔에서 지원을 확대해 왔지만, 기아, 보건, 에너지, 해양 및 토양 생태계 등 분야는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식수 위생 및 토양 생태계 상황은 더 악화됐다.
이렇듯 국제 사회의 경제제재 조치가 지속되면서, 대북 공적개발원조(ODA) 지원은 양자원조보다는 유엔을 중심으로 한 보건, 아동, 식량, 긴급구호 등 인도적 지원에 초점이 맞춰졌다.
실제로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UN OCHA)의 인도지원 통계에 따르면 2015~2020년 기간 북한에 지원된 인도적 지원액은 대략 2억4000만 달러에 달한다. 전체 인도적 지원사업의 80% 수준이 유엔 기구에서 집행되고 있다.
이에 유엔은 SDGs 이행을 위한 통합적 접근 차원에서 기술적 자문과 지원을 제공하면서, 북한 지원을 위한 전략적 프레임워크를 통해 글로벌 파트너십을 제고하는 추세다.
북한의 경우 SDGs 이행을 위해 보다 포용적이고 신뢰성 있는 추진체제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 KIEP는 남북협력을 통해 한반도 통합 SDGs를 공동으로 수립하고 유엔 기구와 협력할 수 있는 플랫폼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KIEP 관계자는 "유엔과의 지속적인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유엔개발그룹(UNDG)과 협력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며 "북한을 지원하기 위한 포괄적 업무협정 체결과 인도적 지원을 포함한 분야별 신탁기금 설립 방안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0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출간한 '북한의 SDGs 이행성과와 남북협력과제'에 따르면 최근 북한은 유엔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고위급 정치포럼(HLPF)'에 '자발적 국가검토(VNR)' 보고서를 제출했다. 사진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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