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LG화학(051910)이 전통 화학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신성장동력 기반 과학 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특히 고부가 소재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등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앞장서는 모습이다.
LG화학 대산공장 전경. 사진/LG화학
LG화학은 2일 경기도 시흥시 바이오디젤 전문기업 단석산업 본사에서 수소화 식물성 오일(HVO·Hydro-treated Vegetable Oil)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주요조건합의서(HOA)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은 친환경 제품 생산에 필요한 바이오 원료를 확보하는 차원이다. 양사는 국내 첫 차세대 바이오 오일 합작공장 설립을 위해 내년 1분기 본 계약을 체결하고, 오는 2024년 대산공장 내 신규 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국내에 HVO 공장이 건설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HVO는 폐식용유, 팜부산물 등의 식물성 원료를 수첨반응(Hydro-treatment)해 생산하는 차세대 바이오 오일이다. 저온에서도 얼지 않는 특성이 뛰어나 차량용 뿐만 아니라 항공유와 석유화학 원료로도 사용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차량용 바이오디젤이 1세대라면, HVO는 기술적으로 진일보된 2세대 바이오 연료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정책과 친환경 항공유·디젤 사용 의무화 등에 따라 HVO의 세계 시장 수요는 지난해 600만톤 규모에서 오는 2025년 3000만톤 규모로 연평균 40% 이상 큰 폭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은 탄소배출 저감에 기여하는 Bio-balanced 제품 확대와 친환경 원료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합작공장 설립으로 LG화학은 HVO 내재화를 통해 고흡수성수지(바이오 SAP)·고부가합성수지(ABS)·폴리염화비닐(PVC) 등 생산에 사용되는 원료 공급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SAP는 무게의 200배에 달하는 물을 흡수해 기저귀 등 위생용품에 주로 사용되는 소재다. LG화학은 친환경 바이오 제품의 지속가능성을 입증하는 대표적인 수단인 ISCC Plus 국제 인증 제품을 연내 30여개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노국래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장은 “이번 협력으로 친환경 제품 확대를 위한 안정적인 원료 공급 기반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친환경 제품 중심으로 지속 전환해 관련 시장을 적극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 대산공장 나프타분해시설(NCC) 전경. 사진/LG화학
LG화학은 석화 주력의 사업구조에서 고부가 지속가능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LG화학은 지난달 19일 오는 2028년까지 총 2조6000억원을 투자해 충남 대산공장에 생분해성 PBAT 및 태양광 필름용 POE 등 총 10개 공장을 신설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PBAT는 농업용·일회용 필름 등에 사용되는 제품으로, 자연에서 산소·열·빛과 효소 반응으로 빠르게 분해되는 제품이다. POE는 LG화학 고유의 메탈로센 촉매를 사용해 고무와 플라스틱의 성질을 모두 가진 고부가 합성수지다. 기존 석화 주력에서 사업구조를 고부가 지속 가능 사업과 친환경 소재 중심으로 전환하는 도약에 나선 것이다.
PBAT와 POE는 ESG 트렌드에 따른 썩는 플라스틱 수요 증가 및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등으로 2025년까지 연평균 30% 수준의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내 착공 예정인 PBAT 공장은 연산 5만톤, POE 공장은 연산 10만톤 규모로 건설된다. 두 공장 모두 2024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한다. 매출 증대 효과는 연간 약 4700억원 이상으로 전망된다.
현재 LG화학은 대산에 연산 28만톤 규모의 POE 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 10만톤 증설이 완료되면 POE 생산능력은 총 38만톤으로 확대된다. 이는 생산능력 기준으로 세계 2위 규모다.
신규 공장 설립을 위한 공장 부지도 확보했다. 기존 대산공장 부지 외 약 79만㎡(약 24만평)의 신규 부지에 신공장 설립과 관련된 친환경 소재·공정 분야 투자에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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