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국내 전기차 등록대수가 20만대에 육박하며 전기차 대중화 시대가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앞으로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2000만원대 전기차가 나올 경우 보급 속도는 더욱 가속화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8월말 기준 전국 전기차 등록 대수는 19만1065대다. 이중 지난 1월~7월 신규 등록한 전기차는 4만7508대로 한 달 평균 6780대꼴로 늘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이달 말 국내 등록 전기차가 2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연말까지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가 22만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가 10만대를 돌파한 건 지난해 3월(10만456대)이다. 2013년 국내 전기차 보급이 시작된 후 7년 만이다. 10만대에서 20만대 돌파는 2년이 채 걸리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신차 출시가 잇따라 전기차 등록 대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제네시스는 지난달 30일 첫 전용전기차 GV60를 공개하면서
현대차(005380)그룹의 아이오닉 5, EV6와 함께 국내 전기차 판매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제네시스 첫 번째 전용 전기차 'GV60'. 사진/제네시스
한국지엠은 배터리 리콜로 출고를 연기한 볼트 EV와 볼트 EUV를 리콜이 끝나는 대로 출고할 예정이다.
쌍용차(003620)도 첫 전기차인 코란도 이모션 출시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스웨덴 폴스타는 연말까지 국내 시장에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충분한 수준의 가격 인하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실제 유럽 주요 업체의 경형 전기차 출시가 이어지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19년 1만대에 불과했던 경형 전기차 시장은 올해 들어 4만대 규모에 달한다. 승용 전기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5%다.
이호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유럽의 경형 전기차 시장은 혁신제품 사용 자체에 중점을 두는 소비보다 실용적 소비가 중심으로 부상할 가능성을 확인해주는 사례"라며 "향후 주요 완성차 기업에서 보급형 전기차 출시가 예정돼 있어 주류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가격저감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2025년께 전기차 가격이 내연기관차와 비슷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배터리 가격이 관건이다. 현재 배터리 평균 가격은 ㎾h당 120~130달러 수준이다. 10년 전 ㎾h당 1000달러에서 90% 가까이 떨어졌다. 100달러 미만으로 낮춰야 내연기관차와 가격 경쟁을 할 수 있다는 게 자동차업계 설명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전기차 가격에서 40%를 차지하는 배터리가 얼마만큼 가격이 떨어지느냐가 관건"이라며 "㎾h당 80~90달러로 낮아져야지만 내연기관차와 비슷해지는 시점이 될 수가 있는데 5~6년 후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중국 전기차 '홍광 미니EV'. 사진/SGMW 홈페이지 캡쳐
앞으로 완성차업체들은 각국 정부의 배출가스 규제 등에 대응하기 위해 보급형 전기차 출시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동안 브랜드의 기술력을 앞세웠다면 앞으로는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미 전기차가 가장 많이 팔리는 중국의 경우 상하이자동차(SAIC), 미국 제네럴모터스(GM), 중국 우링의 합작사인 SGMW가 만든 500만원대의 전기차 '홍광 미니EV'가 시장을 이끌고 있다. 홍광 미니는 올해 7월까지 28만대가 팔려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모델 3에 이어 베스트셀링카 2위를 차지했다.
폭스바겐은 2025년 소형 전기 SUV 'ID.라이프'를 출시하고 르노 역시 2024년 소형 전기차 '르노 5'를 출시할 계획이다. 두 모델 모두 2만~2만5000유로(약 2700만원~3400만원) 수준으로 내놓겠다고 밝혔다.
전기차 시장의 1위인 테슬라도 2023년 출시를 목표로 해치백 스타일의 '모델 2'를 준비하고 있다. 모델 3의 절반도 안 되는 2만5000달러(약 2900만원) 수준에서 책정한다는 방침이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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