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GT는 단순한 모델명이 아닙니다. 포르쉐 중에서도 매우 특별한 차량에 붙이는 이름이죠."
포르쉐코리아 관계자의 말처럼 국내 시장 상륙을 앞둔 '911 GT3'와 '718 카이맨 GT4', '카이엔 터보 GT'는 고성능 스포츠카의 매력을 마음껏 뽐냈다.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지난 19일 열린 '포르쉐 GT 미디어 트랙 익스피리언스'에 참석해 포르쉐 GT라인 모델을 시승했다. 시승은 인스트럭터와 동승해 GT라인 차량을 순차로 주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왼쪽부터)911 GT, 718 카이맨 GT4, 카이엔 터보 GT.사진/포르쉐코리아
처음 체험한 차량은 포르쉐가 '새로운 스포츠카 히어로'라고 명명한 카이엔 터보 GT다. 포르쉐의 프리미엄 SUV 카이엔의 고성능 모델로 역동성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카이엔 터보 GT는 포르쉐에서 가장 강력한 4L 8기통 엔진을 장착했고 카이엔 터보 쿠페보다 92마력 높은 최고 650마력의 힘을 발휘한다. 제로백은 3.3초고 최대 300km/h의 속도를 낼 수 있다.
카이엔 터보 GT의 강한 힘은 출발하는 순간부터 느껴졌다. 트랙에 진입해 주행 모드를 '노멀'에서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로 바꿀수록 강력함이 더해졌다. 특히 스포츠 플러스에서 보여준 힘은 폭발적이었다.
카이엔 터보 GT.사진/포르쉐코리아
무게중심이 높은 SUV지만 고속 주행이나 회전구간에서도 좌우 흔들림이 전해지지 않았다. 카이엔 터보 쿠페보다 전고를 17mm 낮추고 에어서스펜션 강성은 15% 높이는 동시에 액티브 제어 시스템을 재설계·최적화한 덕분이다. 또 카이엔 터보 GT는 주행 모드를 높일수록 차체가 조금씩 낮아지면서 보다 안정적인 움직임이 가능하도록 한다.
강력한 힘에 기반한 주행성능도 두말할 필요 없을 정도로 뛰어났다. 카이엔 터보 GT는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 서킷을 7분38.9초에 주파해 SUV 부문 공식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718 카이맨 GT4.사진/포르쉐코리아
카이엔 터보 GT 다음으로는 카이맨 GT4의 운전대를 잡았다. 카이맨 GT4는 운전석에 앉을 때부터 거친 엔진음이 기분 좋은 자극으로 다가왔다. 속도를 올릴수록 더욱더 힘차게 울리는 엔진음은 흥분지수를 끌어올리기에 충분했다.
시종일관 보여준 가속력과 민첩함, 고속에서도 유지되는 안정감도 훌륭했다. 카이맨 GT4는 새로운 윙 디자인과 싱글 챔버 아치 리어사일런서 등을 통해 공기저항을 줄이고 다운포스를 향상시켰다. 다운포스가 커지는 만큼 고속 안정성은 높아진다. 30mm 낮아진 서스펜션의 포르쉐 액티브 서스펜션 매니지먼트 댐핑 시스템은 무게 중심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카이맨 GT4는 새롭게 개발된 최고출력 428마력의 4L 6기통 박서엔진이 탑재됐고 최고속도는 302km/h, 제로백은 3.9초다.
911 GT3.사진/포르쉐코리아
마지막으로 시승한 차량은 911 GT3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가 컸던 911 GT3는 그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성능을 자랑했다.
카이맨 GT4가 재능과 실력이 뛰어난 신인선수라면 911 GT3는 노련함과 세련미까지 갖추고 정점에 오른 대스타 같은 느낌이었다.
911 GT3는 트랙에 진입해 우측 반대 방향으로 완전히 돌아 나오는 회전구간은 물론이고 연속된 코너에서도 바닥을 꽉 쥔 듯 타이트하게 움직였다. 시속 100km를 넘나드는 상황에서도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코너를 빠져나와 속도를 높일 때는 튕겨 나가듯 빠르게 가속했고 시속 100km 안팎으로 들어선 직선 주로에서 가속 페달을 밟으니 순식간에 200km에 육박했다.
911 GT3는 최고출력 510마력을 발휘하는 4L 6기통 엔진이 탑재됐고 최고속도는 318km/h, 제로백은 3.4초다.
사진/포르쉐코리아
이번에 나온 모델은 기존보다 스펙을 크게 끌어올리지는 않았지만 주행성능이 크게 개선됐다. 911 GT3는 뉘르부르크링노르트슐라이페에서 20.8km 코스를 이전 모델보다 17초 빠른 6분59.927초만에 통과했다. 새로운 윙과 디퓨저로 코너링 때 다운포스가 큰 폭으로 증가했고 정교한 에어로다이내믹 노하우를 활용해 공기저항 계수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더 큰 다운포스를 만들어낸 덕분이다.
911 GT3와 카이맨 GT4, 카이엔 터보 GT 포르쉐의 레이싱 DNA를 만끽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911 GT3는 더 이상의 성능을 끌어내지 못한 운전실력이 아쉬울 정도였다. 모두 역동적 주행에 초점을 맞춘 차량이지만 일상에서도 무리 없이 타고 다닐만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인제=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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