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지역 428개 시민단체들이 서울시의 노둥·민생·시민참여 분야 예산 삭감 움직임에 대해 중단을 촉구했다.
시민단체 ‘코로나 너머 새로운 서울을 만드는 사람들(너머서울)’은 26일 서울시청 앞에서 ‘오세훈 시장의 노동·민생·시민참여 예산 삭감 시도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가졌다. '너머서울'이 제안한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 22~25일 나흘만에 428개 단체와 381명의 지역주민들이 참여해 힘을 보탰다.
원준혁 공공운수노조 서울시마을센터분회장은 “하루에도 몇 번씩 시민의 민생과 직결된 영역들의 예산이 뭉텅이로 사라지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며 “현장의 의견을 묵살하고 제대로 된 사업평가와 대안도 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너머서울'은 이번 예산 삭감을 오세훈 시장의 ‘전임 시장 행적 지우기’와 내년 선거를 겨냥한 ‘정치적 선동’이라고 주장했다. 오히려 코로나19로 사회 불평등이 심화되고 안전망이 약화된 시기에 취약계층을 위한 민생·복지예산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서울시는 2022년 본예산안의 내달 1일 서울시의회 제출을 앞두고 막바지 예산 조율작업을 하고 있는데 노동 60~100%, 마을공동체·주민자치 70~80%, 청년 50%, 사회적경제 45%, 혁신 30% 등을 삭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원순 전 시장과 관련이 깊은 노동·민생·시민참여 분야 예산을 일률적으로 삭감하고 있다는 것이 '너머서울' 주장이다.
변다영 희망씨 활동가는 “서울시의 2022년 예산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배제되거나 차별받는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기 위해 동네 깊숙한 곳까지 민생과 복지의 전달체계를 세민하게 만들고 시민들의 발언창구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파트 경비노동자 컨설팅 등 취약노동계층 보호를 담당하는 서울노동권익센터의 이남신 소장은 직접 현장발언에 나섰다. 서울노동권익센터의 연 예산은 약 40억원, 상근자도 40여명에 달한다.
이 소장은 “너무 깜깜이로 진행이 된다. 단 한 자의 공식적인 예산안 관련한 내용도 확인하지 못한 채로 왔다”며 “아파트 경비노동자 컨설팅한다고 주말도 없이 일하고 있는데 예산 삭감의 이유가 뭐고 하나도 모른 채로 오로지 들리는 말은 ‘시장의 의지에 달렸다’는 말 뿐”이라고 토로했다.
이날 모인 시민단체들은 오 시장에게 일방적인 삭감을 멈추고 그간의 사업성과와 개선점을 토론회 등으로 공론화하자고 제안했다.
김진억 '너머서울' 공동대표는 “오세훈 시장 주변만의 그들만의 진영 논리로 왜곡된 평가를 할 게 아니라 공개 토론을 통해서 이것을 시정으로 반영하도록 요구합니다”며 “부디 오 시장이 민주주의와 시민의 가치 주민자치의 가치를 이해하고 시정에 반영하는 시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코로나 너머 새로운 서울을 만드는 사람들'과 428개 시민단체들이 26일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시에 예산 삭감 시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박용준 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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