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현재 부동산 시장의 상황에 대해 ‘안정 국면’으로 진입하는 초기 단계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확실한 시장 안정화를 위해서는 정부가 추진 중인 주택 공급대책의 속도가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일각에서 제기한 계약갱신 청구권의 연장 강화와 관련해서는 ‘부작용’을 이유로 선을 그었다. 특히 이중 전셋값 현상에 대해서는 ‘공급 확대’가 정공법이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간담회에서 "주간 주택가격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고 부동산 심리 관련 지표도 개선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지난 8월19일 취임 100일 간담회 이후 두 번째다.
노형욱 장관은 "부동산 시장의 심리와 관련된 매수자우위의 지표들이 개선되고 있는 모습"이라며 "실제 시장에서 하락한 거래 물량도 조금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금 나타나는 여러 긍정적인 모습들이 확고한 시장 안정세로 연결될 수 있도록 모든 부처가 역량을 총집결해야 할 것 같다"며 "가장 기본이 되는 게 공급에 대한 확신인데 그동안 해온 공급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향후 집값 전망에 대해서도 안정세를 보일 거라고 자신했다. 그는 "객관적인 지표들은 안정으로 접어든다는 것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며 "문제는 시장에 유동성이 많기 때문에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계부채 관리는 장기간 될 수밖에 없고, 가구 수 분화나 양질 주거 전환에 대한 수요가 있기 때문에 국민들의 인식과 수요 변화에 맞춰 공급대책이 흘러가고 있다"며 "종합적으로 생각하면 결국 안정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노 장관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나 분양가상한제 등 규제 완화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노 장관은 "재개발, 재건축 등을 통한 대규모 아파트 공급에는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며 "지금 당장 유효한 공급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면 시장에선 개발호재로 받아들여서 그 지역 안에 있는 오래된 아파트의 가격만 올라갈 수 있다"며 "지금은 시장이 안정기냐, 다시 불안해지냐는 예민한 시기이기 때문에 그 시점을 선택하는 게 쉽지 않다. 반대로 말하면 시장의 안정세가 확고해진다면 재개발, 재건축 추진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시장 이중가격 현상 등 시장 안정에 대해서는 추가 규제 보다 시장 안정과 주택 공급으로 풀어야 한다고 했다. 노 장관은 "전세 대책도 필요한 공급을 꾸준히 하는 게 정공법"이라며 "임대차 법 시행으로 전세가격 이중가격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세시장에서 5% 한도의 2년 갱신계약과 4년 동안 기대수익 반영된, 두 가지 상품 존재하고 있다"며 "집값이나 전셋값이 오른다는 기대가 있다면 4년 상품 가격이 높아지고, 안정세나 떨어진다는 기대가 있으면 4년 상품 임대료가 더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계약갱신 청구권 강화와 관련해서는 "인위적으로 가격 조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전반적으로 안정의 문제와 공급의 문제가 뒷밭침돼야 한다"며 "일률적으로 2+2년, 3+3년을 하는 건 또 다른 부작용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공시가격 1억원 미만 주택에 대한 세부담 중과에 대해 추가 실태조사를 거쳐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SR 통합 문제는 내달 나오는 연구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2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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