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이 올해 1월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부는 지난 7월12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후 정부는 9월28일 국무회의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그러나 중대재해처벌법에 관한 기사가 언론에 자주 노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시민들이 중대재해처벌법이 규율하고자 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
먼저 중대재해처벌법의 목적을 살펴보자.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 또는 사업장, 공중이용시설 및 공중교통수단을 운영하거나 인체에 해로운 원료나 제조물을 취급하면서 안전·보건 조치의무를 위반해 인명피해를 발생하게 한 사업주·경영책임자·공무원 및 법인의 처벌 등을 규정함으로써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종사자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제1조).
여기서 중대재해는 무엇일까? 기존 산업안전보건법은 중대재해를 ‘산업재해 중 사망 등 재해 정도가 심하거나 다수의 재해자가 발생한 경우로서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한 재해 등 일정한 요건을 갖춘 재해’라고 규정하고 있었다(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2호).
반면 중대재해처벌법은 중대재해를 '중대산업재해'와 '중대시민재해'를 말한다고 규정하면서(제2조 제1호), 중대산업재해를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1호에 따른 산업재해 중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하는 등의 결과를 야기한 재해라고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2호).
또한 중대시민재해를 특정 원료나 제조물·공중이용시설 또는 공중교통수단의 설계·제조·설치·관리상의 결함을 원인으로 발생한 재해로서,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하는 등의 결과를 야기한 재해로 규정하고 있다. 단, 중대산업재해에 해당하는 재해는 여기서 제외한다(제2조 제3호). 즉, 중대재해처벌법에서 규정하는 중대재해는 기존 산업안전보건법이 규정하고 있었던 중대재해 중 일부와 중대시민재해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같은 중대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법은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등에게 안전 및 보건 확보 의무를 부여하고(제4조, 제9조), 의무를 위반해 중대재해가 발생하는 경우 사업주와 경영책임자등을 처벌하며(제6조, 제10조), 법인도 처벌할 수 있도록(제7조, 제11조) 규정하고 있다. 형사적 책임에 덧붙여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등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안전 및 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해 중대재해를 발생하게 한 경우 피해자에게 손해액의 5배를 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배상책임을 지도록 규정하고 있다(제16조).
기존 산업안전보건법이 산업재해 예방에 국한되었던 반면, 중대재해처벌법은 가습기살균제 사건, 세월호 사건과 같은 시민사고 예방도 함께 규율하고 있고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중대재해처벌법의 시행을 앞두고 경영계와 노동계는 각자 중대재해처벌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으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제2의 가습기살균제 사건·세월호 사건·김용균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아닐까?
박창신 법무법인 '강남'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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