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지난해 카드사에서 취급한 중금리대출 이용액이 급증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출 수요가 늘어난 탓이다. 카드사들은 카드 수수료 인하로 신용판매 수익이 악화되면서 중금리대출 사업을 확대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2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개 전업 카드사(신한·국민·롯데·우리)가 공급한 중금리대출 이용액은 1조34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72% 늘었다. 카드사별로는 신한카드가 5757억원을 공급해 전년 대비 208% 증가했다. 뒤이어 우리카드는 1964억원을 취급해 전년보다 8.6% 확대됐다. 반면 국민카드는 전년 대비 20.7% 감소한 2064억원, 롯데카드는 57.7% 하락한 55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카드사가 취급한 중금리대출 이용액이 증가한 건 코로나19 확산으로 대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중금리대출은 시중은행에서 대출이 어려운 저신용자가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금리단층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상품으로, 카드사에선 평균금리 11%, 최고금리 14.5% 수준을 적용하고 있다. 시중은행에서 대출이 막힌 일부 고객이 비교적 금리가 낮은 카드사 중금리대출을 차선책으로 사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코로나 때문에 대출 수요가 늘어난 데다 은행에서 대출이 제한되다 보니까 2금융 중금리대출을 찾는 고객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카드사 역시 중금리대출 시장을 공략하며 저변을 넓히는 노력 중이다. 카드 수수료 인하로 악화된 수익을 대출 사업으로 만회하기 위해서다. 법정 최고금리 20%에 육박하는 고객에 비해 취급되는 금리가 낮아 부실 위험이 덜한 것도 중금리대출을 확대하는 이유다.
다만 내년에 중금리대출 최고금리 수준이 인하되는 건 부담이다. 금융위원회는 내년부터 카드사에서 취급하는 중금리대출의 최고금리 상한을 기존 14.5%에서 11%로 낮추기로 했다. 카드업계에선 최고금리를 3%포인트 인하될 경우 이용층이 한정돼 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 상한 인하라는 악재에도 당분간 카드사들은 중금리대출 고객 모집에 열을 올릴 전망이다. 내년에 또다시 카드 수수료 추가 인하가 예고되며 수익 감소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카드 수수료율이 0.2%포인트 인하 시 1조3000억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추정했다. 정부가 중금리대출 활성화에 따른 인센티브를 확대하기로 한 것도 중금리대출 시장을 공략하는 이유로 꼽힌다. 앞서 금융당국은 내년부터 차주 단위를 기준으로 공급되는 모든 중금리 신용대출에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연이율 20% 이상 대출에 대해 충당금 추가적립 의무를 폐지하기로 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대출 수요가 증가하면서 카드사 중금리대출 취급액도 급증했다. 사진/뉴시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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