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전 대통령 전두환(90)씨가 23일 오전 사망한 가운데 전씨가 남긴 1000억원대의 세금 체납액과 미납 추징금은 징수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씨의 지방세 체납액은 9억7000만원으로, 6년 연속 고액 체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전 씨는 2014~2015년 아들 재국·재만 씨 소유의 재산을 공매 처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지방소득세 등 5억3699만원을 내지 않으면서 고액 체납자가 됐다. 이후 가산금이 붙어 체납액이 9억7000만원까지 불어났다.
체납자가 사망하더라도 압류한 재산이 있다면 징수권은 계속 남아있다. 사후에 숨겨진 재산을 발견하면 압류가 가능한 셈이다.
체납된 세금은 유족이 망자를 대신해 내야 한다. 다만, 유족이 상속을 포기할 경우 세금 납부 의무가 사라진다. 그 경우 세무당국은 망자의 재산을 공매하는 절차를 거쳐 우선적으로 세금을 징수한다.
하지만, 이미 검찰 등 관계당국이 수 차례에 걸쳐 전 전 대통령 재산을 찾아내 몰수, 공매 등에 넘긴 까닭에 서울시가 체납 지방세를 추가로 받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다.
앞서 서울시도 지난 2013년과 2018년 전씨 자택을 방문해 체납세금 징수를 진행했다. 당시 압류한 재산을 공매해 2019년 6600만원, 지난해 246만원을 환수했다.
특히, 전씨는 1996년 12월16일 반란수괴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과 함께 추징금 2205억원을 선고받았으나, 추징에 나선 검찰은 지금까지 1249억원만 환수하는데 그쳤다.
미납 추징금이 약 956억원으로 전씨 추징금의 43%에 달한다. 검찰은 올해 임야 공매 낙찰 등을 거쳐 14억원을 추가 환수한 바 있다.
체납 세금과 달리 추징금은 법적 상속분이 아니여서 받을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검찰도 전씨 사망 직후 미납 추징금 집행 가능성에 대해 관련 법리검토를 진행 중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추가 환수 여부 등에 대해서는 단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해당 부서에서 검토 결과 확정되면 추후 환수 방향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3년 5월16일 서울 연희동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앞에서 5.18민중항쟁서울기념사업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 추모연대 등 참여단체 회원들이 ‘전두환 불법 비자금 추징금 체납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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