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6시간에 걸친 92명의 사상자, 온 마을을 피로 물들인 악마 우범곤 총기 난사사건에 시청자들은 경악했다.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가 25일 밤 방송된 '악인열전: 우범곤 총기 난사사건' 편으로 부동의 목요일 2049 시청률 1위를 입증했다. 꼭 위령비가 생겨서 사람들이 기억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레드벨벳 슬기와 이야기 친구들의 생각에 시청자들이 나서서 위령비 건립을 위한 청와대 청원을 신청했고 하룻밤 사이에 200명을 넘어선 청원도 생겨나 검토중인 청원이 되었다.
1982년 4월 26일 밤, 동거녀와 다투고 술에 취해 총기를 탈취한 순경 우범곤에게 마을사람들이 무자비하게 살해되었다. 우체국을 먼저 찾아가 통신을 끊고 불이 켜져 있는 집마다 찾아서 조준사격을 했다. 심지어 고인의 넋을 기리던 상가집까지 찾아가 1살 아기부터 80대 노인까지 가리지 않고 총을 겨눴다. 범인이 경찰이었기에 피해는 더욱 컸다. 그나마 신고가 가능했던 것은 총을 맞은 상황에도 이장집의 행정 전화와 우체국의 전화선을 연결한 23살 전화교환원 전은숙씨의 희생 덕분이었다.
하지만 그날 밤 우순경이 근무하던 지서인 궁류지서의 경찰들은 온천에서 접대를 받다가 10시가 넘어서야 돌아와 상황을 보고 도망을 갔다. 게다가 신고를 받은 의령경찰서는 무기고 열쇠를 찾다가 늦장 출동을 한 상황에 어두운 밤이라며 먼 거리에서 매복만하고 숨어있는 경찰까지 총체적 난국이었다. 경찰은 근무일지까지 찢어버리며 신고 증거를 숨겼다. 당시 민심수습 정책을 펴던 전두환은 이틀만에 현장에 직접 내려와 사태를 수습하고 언론보도를 최소화했다. 큰 사고 후에 만들어지는 백서도 위령비도 만들어지지 않았다.
세 군데나 총을 받고 구사일생으로 생존한 배병순씨는 그날의 참상을 생생히 증언하며 “지난 세월은 입에도 담지 못한다’ 며’ 죽어야 잊혀진다.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전화교환원 전은숙씨의 오빠 전원배씨는 끝까지 임무에 충실해 마을사람들을 구해낸 동생의 죽음을 기억하며 눈물을 흘렸다.
지켜보던 장현성과 이야기 친구 서영희도 눈물을 참지 못했다. 하루아침에 가족과 친지를 잃고 부르는 ‘만가’의 구슬픈 내용에 레드벨벳 슬기도 결국 눈시울을 적셨다. 장도연은 이런 사건이 있다는것을 몰랐다는 것에 너무 놀랐다며 분노를 터뜨렸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는 12월2일 밤10시30분 ‘감옥에서 온 살인리스트, 유령살인마 이두홍’ 편을 방송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장항준 장도연 장성규. 사진/SBS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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