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26일 자신의 조카가 교제 중인 여자친구와 그의 모친을 살해한 사건을 변호했고, 조카 범행을 '데이트폭력'으로만 언급한 것에 대해 "피해자 가족분들의 인터뷰 기사를 이제서야 뒤늦게 보았다"면서 "다시 한 번 피해자 가족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가장 빠르게 제 뜻을 전하고 공개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결례를 무릅쓰고 이곳에 글을 올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어떤 말로 피해자 가족들의 상처를 형용할 수 있겠습니까.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라며 "'데이트폭력'이라는 말로 사건을 감추려는 의도는 조금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흉악범죄로 인한 고통의 크기가 헤아릴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면서 "미숙한 표현으로 상처받으신 점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로 인해 가슴 아픈 일을 다시 상기하시게 된 것에 대해서도 사과드린다"며 "이런 피해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일이며, 평생을 두고 갚아나가는 마음으로 주어진 역할에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광주·전남 민생 대장정을 위해 전남 신안군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제가 변호사니까 가족을 변호했지만 안타까운 일"이라며 "모든 범죄 피해자는 억울하고, 친척의 일에 대해선 제가 대신 다시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 후보의 조카 김모씨는 지난 2006년 당시 교제하던 여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받자 집으로 찾아가 흉기로 그녀와 어머니를 칼로 찔러 살해했다. 이 후보는 해당 사건 가해자인 조카의 1·2심 재판 변호를 맡았고, 김씨는 2007년 2월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이 후보는 조카를 변호할 때 ‘충동조절 능력저하로 심신미약 상태'를 주장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됐다.
이 후보는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올린 '데이트폭력은 모두를 망가뜨리는 중대범죄. 피해예방, 피해자 보호, 가중처벌 등 여성안전을 위한 특별대책을 강구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제 일가 중 한 명이 과거 데이트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는데, 그 가족들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돼 일가 중 유일한 변호사인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라며 "이미 정치인이 된 후여서 많이 망설여졌지만 회피가 쉽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 후보의 이런 입장이 알려지자 당시 사건의 유가족은 이 후보가 거짓말을 한다고 비판했다.
사진/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페이스북 캡처
해남=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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