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이후 기사 고갈로 심야 시간대 택시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택시는 돈 벌이가 되지 않는다'는 인식으로 인해 젊은 사람이 유입되지 않는 택시업계에는 심야 시간 운행을 잘 하지 않는 고령자만 남는 추세다. 팬데믹 이후와 4차 산업 시대, 택시 업계의 현주소와 방향성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지난달 1일 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영업시간이 자유로워지면서 다수의 시민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이는 곧 심야 택시 수요 폭발로 이어졌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위드 코로나 이후 심야 시간대(오후 11시~오전 4시) 택시 수요는 이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 시간대 일평균 운행 건수는 지난 10월 1만6510건이었지만 11월에는 2만8972건으로 급증했다. 택시 운행 대수도 11월에는 1만6519대가 운행되며 10월 4448대 보다 약 36.9%가 늘었다.
서울시는 택시 2000대 공급 효과를 내기 위해 내년 1월1일까지 한시적으로 개인택시 3부제를 해제했다. 그러나 시민들이 체감하는 택시난은 여전하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에 비해 5551대가 부족한 영향이라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밤 10시 이후 영업 제한이 장기화되면서 택시 수요가 급감했고, 밥 벌이가 힘들어진 택시 기사들이 업계를 많이 떠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인력난을 겪고 있는 법인택시 업계는 기사 모집에도 나섰다. 서울법인택시는 오는 8~10일 취업 박람회를 열고 신규 취업자에게는 자격 취득 관련 비용 전액과 정착 수당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재취업자에게도 수당 지급 조건을 내걸었다.
그러나 택시 업계로 뛰어드는 취업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70대의 나이로 업계에서 '젊은 편'에 속한다는 한 법인택시 운전자는 "60~70대 처럼 젊은 기사들은 대리운전이나 배달 업계로 빠지면서 택시하던 때보다 2배 정도 번다고 한다"며 "하루 10시간 씩 25일은 일해야 한 달에 250만원 정도 버는데 젊은 사람 유입은커녕 업계 떠난 사람은 안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택시의 경우는 간혹 차를 처분하는 경우도 있으나, 고령 운전자 대부분은 택시 수요가 크지 않은 낮 시간대에만 운행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심야 시간에 만난 한 개인택시 운전자는 "심야에는 손님도 끊임없이 있고 할증도 붙기 때문에 나처럼 밤에 5시간 바짝 일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연로하기 때문에 손님 많은 출근 시간이랑 대중교통 끊기는 시간에는 운행을 선호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개인택시 3부제를 해제한 첫날인 지난 16일 강남구 수서역 인근 택시승강장에서 택시가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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