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한국전력이 내년 1분기(1~3월) 전기요금을 동결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소비자 물가 상승에 따라 국민 생활에 부담을 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전력으로서는 인상된 연료가격을 요금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손실이 더욱 불어날 전망이다.
한전은 내년도 1분기 전기요금 인상을 유보했다고 20일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1분기 연료비 조정 요금은 ㎾h당 0원을 유지하게 된다.
한전은 지난해 말 전기요금 체계를 개편하면서 '연료비 연동제'를 새로 도입했다. 때문에 매 분기마다 석유,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 구매에 쓴 비용을 요금에 반영하게 된다.
연료비 조정 요금은 실적연료비(직전 3개월간 평균 연료비)와 기준연료비(직전 1년간 평균 연료비)의 차이를 요금에 적용한 값이다.
한전이 지난 16일 정부에 제출한 내년 1분기 연료비 조정 단가는 kWh당 3.0원이다.
내년 1분기 변동연료비(실적연료비에서 기준연료비를 차감한 값)는 kg당 178.05원으로 변환계수를 곱한 연료비 조정단가가 kWh당 29.1원이 돼야한다. 하지만 내년 1분기 변동연료비는 직전 요금과 비교해 3원까지만 변동 가능하다.
즉, 연료비 연동제를 적용하면 전기요금도 오르는 게 정상인 상황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연료 가격 변동을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한 바 있다. 3개월마다 최대 ㎾h당 5원 범위에서 1회당 3원까지 전기요금을 조정할 수 있다.
한전에 따르면 올해 9월부터 11월까지의 유연탄, 액화천연가스(LNG), BC유의 무역통계격에 따른 1분기 실적연료비는 kg당 467.12원으로 기준연료비 대비 61.6% 상승했다. 유연탄, LNG, BC유 모두 4분기 기준 시점(6~8월)보다 kg당 평균 가격이 훨씬 올랐다.
하지만 한전은 정부의 통보에 따라 올해 4분기 연료비 적용 단가인 0원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앞서 정부는 단기 유가 급상승 등 예외적인 상황이 발생하면 요금 조정을 유보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둔 바 있다.
정부는 유보 통보 사유에 대해 "국제 연료가격이 급격히 상승한 영향으로 조정요인이 발생했으나 코로나19 장기화와 높은 물가상승률 등으로 국민 생활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한전은 지난 2·3분기에도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 요인이 발생했지만, 정부로부터 국민 생활 안정 등을 이유로 유보를 통보받은 바 있다.
한편 연료비 연동제 시행 유보로 인한 미조정액(29.1원/kWh)은 추후 요금 조정 시 총괄원가로 반영돼 정산될 예정이다.
한전 관계자는 "내년에 적용할 기준연료비와 기후환경요금을 산정하고 있다"며 "국민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요금에 반영하는 방안을 정부와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전력은 2022년 1분기 전기요금 인상을 유보했다고 20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13일 서울 시내 한 주택단지에 주민이 전기계량기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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