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굴뚝산업'으로 불리는 중공업 업체들이 친환경 사업장을 만들기 위해 작업장 곳곳을 바꾸고 있다.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중심으로 자리잡고 기업들도 제각각 친환경 미래를 그리면서 현재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변화부터 꾀하는 것으로 보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329180)그룹은 페트병을 활용한 친환경 '그린 리사이클' 근무복을 도입한다. 현대중공업, 현대오일뱅크 등 그룹 계열사가 필요한 연간 근무복은 약 20만장으로 내년 6월부터 본격적으로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효성티앤씨, 현대리바트와 협력한다. 현대중공업그룹과 현대리바트가 페트병을 분리수거해 효성티앤씨에 공급하면 효성티앤씨는 이를 분쇄해 친환경 원사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현대리바트는 의류 제작을 담당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사내에서 생기는 페트병 약 7톤(500ml 기준 약 43만개)을 우선 활용하고, 부족한 물량은 친환경 원사를 구매해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이 페트병을 활용한 근무복 제작에 나선 건 해양 생태계 오염을 줄이기 위해서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지난 10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플라스틱은 해양쓰레기의 85%를 차지한다. 2040년에는 해양으로 유입되는 플라스틱이 3배 가까이 증가해 연간 최대 3700만톤에 이를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산업 현장에도 '업사이클링'을 접목해 버려지는 페트병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다양한 자원순환경제와 탄소저감 활동을 실천하며 지속가능한 산업 생태계 구축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최근 효성티앤씨, 현대리바트와 '친환경 자원재순환 근무복 도입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사진/현대중공업그룹
현대제철(004020) 또한 친환경 사업장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지속 중이다. 이를 위해 최근 소의 배설물(우분)을 고로(용광로) 연료로 쓰는 친환경 기술 적용에 나섰다. 구체적으로 배설물을 고체화해 재활용하는 방안이다. 현대제철은 2012년부터 관련 기술 개발을 시작해 2014년 특허를 출원한 바 있다.
우분 고체 연료 1톤을 사용하면 4톤의 축산 폐기물을 재활용할 수 있고 1.5톤의 온실가스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2200만톤의 우분이 발생하며 이를 통해 연간 200만톤 이상의 온실가스가 생긴다.
이에 앞서 현대제철은 버려지던 조개와 굴 껍데기(패각)도 쇳물 재료로 재활용하기로 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매년 30만톤의 패각이 발생하는 데 이중 일부만 사료나 비료로 활용되고 약 23만톤이 그대로 버려진다. 현재 약 100만 톤 이상이 방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제철은 패각이 제철 공정에서 석회석 역할을 대신하게 되면서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빠른 속도로 강화하면서 중공업을 비롯한 우리 기업들의 친환경 경영은 더욱 속도가 날 전망이다. 특히 우리 정부는 지난 10월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배출량 대비 40% 줄이는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안을 발표했다. 이는 현 NDC인 2018년보다 26.3% 감축보다 상향된 수준이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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