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후보.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실천’을 강조한 기존 캐치프레이즈를 버리고 '반성'과 '다짐, ‘미래지향성’과 ‘효능성’이 담긴 새로운 캐치프레이즈와 슬로건을 제시했다. '이재명은 합니다'는 기존 문구가 목적어가 없는 데다, 자칫 독불장군 식의 오만한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최대 승부처로 떠오른 2030과 중도층의 표심을 움직이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역력했다.
민주당 선대위는 28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설명회를 열고 이 후보의 신규 캐치프레이즈와 슬로건을 발표했다. 이 후보의 새로운 캐치프레이즈는 ‘앞으로 제대로’이며 슬로건은 ‘나를 위해, 이재명’이다. 미래를 향해 가자는 비전과 국정운영 철학 그리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실익을 줄 수 있는 실용적인 정부를 만들겠다는 이 후보의 의지가 담겼다는 게 민주당 선대위의 설명이다. 문구 완성까지 정철 메시지 총괄과 이원일 총괄단장은 약 한 달 동안 머리를 맞댔다.
정 총괄은 “‘앞으로’는 미래를 선도하겠다는 뜻과 정쟁에 시간을 쓰지 않겠다는 다짐이며 ‘제대로’는 이재명답게 효능감을 보여드리겠다는 약속”이라면서 “‘나를 위해’를 후보 이름 앞에 붙인 건 유능감을 넘어 효능감까지 가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 후보가 수차례 강조했던 것처럼 민주당에 절대 다석을 몰아준 민의에 다시는 실망을 시키지 않겠다는 반성과 다짐의 의미도 포함된 것으로 해석됐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신규 캐치프레이즈 '앞으로, 제대로'와 슬로건 '나를 위해, 이재명'. 사진/민주당 선대위
이 후보는 경선 때부터 사용해왔던 ‘이재명은 합니다’를 본선 들어서도 전면에 내세웠다. 문구에서 느껴지듯 이 후보의 강점인 ‘실천력’에 방점을 찍었다. 다만, '무엇을'이라는 목적어가 빠졌고, '합니다'만 강조하면서 독단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다는 강인함만 키웠다. 이는 곧 오만으로도 연결돼, 가뜩이나 좋지 않은 이 후보의 이미지를 악화시키는 요건이 되기도 했다. 특히 중도층과 2030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정 총괄은 “‘이재명은 합니다’는 좋은 카피라고 거듭 말씀드렸다”면서도 “다만 기존 후보에게 쭉 있었던 강함, 돌파력, 실천력 이미지는 보여주지만 친근함, 겸손 이런 분위기를 전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교체 배경을 설명했다.
이 후보는 이번 신규 캐치프레이즈와 슬로건을 앞세워 정책 효용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2030세대와 여성, 중도층 유권자의 표심을 사로잡겠다는 계산이다. 슬로건에 ‘나’라는 키워드를 담아낸 것 역시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개인에게 실익을 줄 수 있는 실용적 정부로서 생존이 목표가 된 젊은층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특히 문재인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국민적 실망을 반성하고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도 이번 신규 캐치프레이즈 ‘앞으로 제대로’에 담겼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28일 정강정책 연설을 통해서도 ‘반성하겠다’, ‘초심으로 돌아가 새로 시작하겠다’는 말과 함께 “죄송하다”는 사과를 거듭했다.
정 총괄은 “(신규 캐치프레이즈와 슬로건은) 2030세대, 여성, 중도층을 (타깃으로)잡고 만든 것”이라면서 “현 정부에 대한 반성 의미도 담겨있다. 더 좋은 것은 이어가고 문제가 있는 것은 고쳐 쓰고 하는 게 새로운 정부의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제대로’라는 카피에 담겨져 있다”고 설명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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