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포스코의 후판제품 운송용역 입찰에 담합한 동방·서강기업·동화가 공정당국에 덜미를 잡혔다. 이들은 2년에 걸친 담합으로 총 79개 운송구간 용역을 통해 54억원의 매출을 확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포스코가 매년 실시한 광양제철소 생산 후판제품 운송용역 입찰에 담합을 한 동방·서강기업·동화 3개사에 대해 시정명령 및 총 2억3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17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포스코가 실시한 광양제철소 생산 후판제품 운송 용역사 선정 입찰에 담합했다.
후판이란 선박, 교량 및 산업용 기계 등의 제작에 사용되는 철판을 말한다. 포스코는 그동안 후판제품의 운송용역 수행사를 장기간 수의계약 방식으로 선정하다 지난 2016년부터 경영혁신의 일환으로 일부 운송구간에 대해 경쟁입찰을 도입한 바 있다.
이들이 과거와 유사한 규모의 운송물량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유휴 설비 손해와 입찰 경쟁으로 인한 가격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담합에 나섰다는 게 공정위 측의 설명이다.
포스코의 후판제품 운송용역 입찰은 운송구간별로 단가를 써내는 방식이다. 이들은 기존 자신들이 수행하던 운송구간들을 각자 그대로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운송구간별 낙찰예정자, 들러리 사업자 및 투찰가격을 사전 합의했다.
3개사 소속의 입찰담당 임직원들은 입찰일 며칠 전 모임을 갖고 운송사별로 낙찰받을 운송구간도 배분했다. 또 운송구간별로 직전년도 대비 99.7~105% 수준의 투찰가격에도 합의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동방과 서강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의 입찰에서, 동화는 2018년 입찰에서 당초 합의 내용을 행동에 옮겼다. 이에 따라 이들 3개사는 합의대상인 운송구간 총 121개 중 79개 구간에서 용역을 따냈고 이를 통해 약 54억 원의 매출을 확보했다.
이숭규 공정위 카르텔조사국 카르텔총괄과장은 "철강제품 등 다양한 제품의 운송시장에서 발생한 입찰담합을 중점적으로 적발⋅제재해 왔다. 이번 조치도 그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조치는 향후 운송시장에서 나타날 수 있는 담합을 예방해 각 산업의 주요 원가요소 중 하나인 운송료를 절감시켜 물가 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포스코의 후판제품 운송용역 입찰에서 담합을 한 동방과 서강기업, 동화 등 3개사에 과징금 총 2억33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사진은 조선용 후판.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