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 설민심)인천, 팽팽한 진영 대결…바닥 민심은 '정권교체' 우세
인물 아닌 '진영' 결집…전통시장 등 자영업자 '정권교체' 한목소리
2022-02-03 06:00:00 2022-02-03 06:00:00
[인천=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인천이 진영 대결의 모습을 띄기 시작했다.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로 떠오른 수도권, 그중에서도 인천 민심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등 인물보다 진영 싸움에 주목했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심판론적 인식도 컸다. 인천 시민들은 정권교체 여론이 힘을 받고 있다며, "윤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뉴스토마토>는 설 연휴인 지난 30일부터 2일까지 나흘간 이 후보와 윤 후보가 방문했던 장소를 중심으로 인천 곳곳을 돌아다니며 민심을 알아봤다. 
 
<뉴스토마토>는 설 연휴 이 후보와 윤 후보가 방문했던 장소를 중심으로 인천 곳곳을 돌아다니며 민심을 알아봤다.
 
취재에 응한 인천 시민들 대다수는 후보 개인에 대한 문제보다 '정당', '진영'에 주목하는 모습이었다. 인천에서 택시를 몰고 있는 이모(남성·40대)씨는 "어차피 이 후보나 윤 후보나 문제가 많은 건 똑같다"며 "후보보다는 지지하는 정당에 따라 투표하겠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씨는 민주당 지지자로, "미우나 고우나 이재명에 투표하겠다"고 했다.
 
이씨는 인천 민심에 대해 진보·보수 진영 표 대결로 예상했다. 최근 만취한 중장년층 남성 두 명을 택시에 태웠을 때를 설명하며 민심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민주당 지지자인 한 명이 '윤석열, 이 무식한 놈'이라고 욕을 하면, 국민의힘 지지자인 다른 한 명은 '이재명, 이 간사한 놈'이라고 욕하며 싸웠다"며 "그 둘이 내릴 무렵에는  '어차피 후보들 다 문제 있으니, 정당 보고 찍자'고 결론 내렸다. 이게 인천 민심"이라고 말했다. 
 
한길리서치가 KBS 의뢰로 지난 27~29일 만 18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인천·경기는 이재명 35.9% 대 윤석열 35.3%로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 전국 평균인 이재명 33.2% 대 윤석열 37.8%보다 한층 첨예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뉴스토마토>는 설 연휴 이 후보와 윤 후보가 방문했던 장소를 중심으로 인천 곳곳을 돌아다니며 민심을 알아봤다.
 
이 후보가 지난달 14일 방문한 인천 부평 문화의거리에서 만난 김모(남성·28·학원강사)씨는 "윤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 후보의 기본소득 정책은 모든 국민에게 지급하는 것인데, 이게 자유경제체제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열심히 노력해서 경쟁에서 승리한 사람이 정당한 소득을 버는 게 공정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 후보는 자신의 행동이 곧 민심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이 후보에 대한 비판을 늘어놨다. 김씨는 이번 설 명절에 가족들에게 윤 후보 지지를 부탁할 것이라고 했다.
 
지지할 후보가 마땅치 않아 고민하는 시민들도 다수였다. 문화의거리에서 만난 강모(여성·31·직장인)씨는 이번 대선을 앞두고 착잡하다고 했다. 강씨는 젠더, 동물, 환경보호 등에서 진보적 입장을 갖고 있다고 했다. 강씨는 "민주당은 오거돈·박원순 전 시장의 성범죄 이후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았다"며 "조국 사태는 몇 번이고 사과하면서 전임 시장들의 문제는 조용하다"고 지적했다. 강씨는 "국민의힘 집권을 막기 위해 이 후보를 찍어야 할지 고민"이라며 "윤 후보의 탈원전 백지화, 북풍 몰이 등을 보면 그의 당선에 내 표가 기여하도록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표장에 갈 때까지 이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 중 한 명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뉴스토마토>는 설 연휴 이 후보와 윤 후보가 방문했던 장소를 중심으로 인천 곳곳을 돌아다니며 민심을 알아봤다.
 
첨예한 진영 대결 속에 바닥을 중심으로 정권교체 여론도 힘을 받고 있었다. 특히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정권심판 구호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신포국제시장에서 붕어빵을 파는 신모(여성·50대)씨는 "예전에는 민주당을 지지했는데, 생각이 바뀌었다"며 "문재인정부가 코로나19로 힘든 자영업자들에게 해준 게 뭐가 있냐"고 따졌다. 신씨는 "민주당이 이음카드(인천 지역화폐)를 사용하도록 하면서 시장에 손님들이 더 오는 건 맞다. 하지만 이음카드로 매출이 조금 늘었다고 정부 지원을 못 받게 됐다"며 "시장 상인들은 요즘 '뭐라도 해보자'며 정권교체해야 한다고 말하더라"고 시장 민심을 전했다. 
 
인천에서 농축산물도매업에 종사하는 장모(남성·50대)씨도 "설 연휴가 대목인데, 갈수록 어려워진다"며 "부동산 가격 폭등,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등을 보면 진보는 경제에 무능하다.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보가 도덕성만큼은 우위여야 하는데 도긴개긴"이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뉴스토마토>는 설 연휴 이 후보와 윤 후보가 방문했던 장소를 중심으로 인천 곳곳을 돌아다니며 민심을 알아봤다.
 
인천=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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