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3월말 종료되는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코로나19 대출 상환 유예 조치를 두고 정부의 고민이 커졌다. 최근 오미크론 바이러스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추가 연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늘어나면서다.
6일 정부에 따르면 작년 11월까지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지원에 투입된 자금은 약 272조2000억원에 달했다. 3월 만기연장이 도래하는 금액은 약 258조2000억원, 원금 유예 13조8000억원, 이자 유예 2354억원 등이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조치를 6개월간 총 세 차례 연장한 바 있다. 코로나가 장기화 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도 연장돼 소상공인 매출 피해가 극심했기 때문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소상공인 사업체당 매출액은 2억2400만원으로 전년 대비 4.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900만원으로 전년 대비 43.1% 급감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코로나 대출 만기연장과 함께 정책자금 확대도 같이 고려돼야 한다"면서 "추가 재원이 드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부담은 덜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정부는 무턱대고 대출 만기를 추가로 연장해주기엔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이미 소상공인 대출 상황이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작년 3분기까지 누적된 소상공인의 금융권 부채는 총 887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금융사들도 금리 인상기에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가 추가로 이뤄질 경우 대출 부실화의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로 개인대출은 어느 정도 잡았지만 소상공인 대출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 가능성이 아예 닫힌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를 3월말 종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코로나 방역 상황과 금융권 건전성 모니터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도 변수다. 여야 대선 후보가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25조~50조원대의 예산 편성을 공약으로 내건 가운데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코로나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를 직접 요구하고 나섰다.
금융위 관계자는 "아직까지 기존 계획과 바뀐 부분은 없다"면서 "코로나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면서 대응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식당가 모습. 사진/뉴시스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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