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11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토론 준비를 하고 있는 가운데 윤 후보의 눈썹 근처에 흰 털 한 가닥이 길게 나와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 11일 진행된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인위적으로 흰색 눈썹을 붙이고 나왔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무속 논란이 재점화될 기세다. 관상학적으로 얼굴에 난 흰색 털(백미)은 성공과 장수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지난해 10월 국민의힘 경선 TV토론 당시 불거졌던 손바닥 '왕(王)' 자 논란에 이어 또 다시 무속과 연관된 주술이 재연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 등을 중심으로 윤 후보의 '백미' 논란이 빠르게 번졌다. 실제 TV토론 방송을 다시 들여다본 결과 윤 후보 오른쪽 눈썹 옆으로 흰색 털 하나가 길게 나와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각에서는 이 흰색 털이 자연스럽게 자라난 게 아닌 살색과 유사한 색상의 스킨테이프를 이용해 인위적으로 부착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앞서 이날 오전 염수정 추기경을 예방할 당시의 사진과 비교해, 없었던 흰털이 TV토론 당시 생겼던 것에 대한 의문이다.
관상학적으로 얼굴이나 이마에 긴 털이나 길게 흰눈썹이 있는 사람은 어려움을 딛고 반드시 성공하거나, 큰 병치레 없이 장수할 수 있는 사람으로 해석되고 있다. 흰눈썹 이야기는 삼국연의에도 등장한다. 유비가 적벽대전 이후 형주를 장악할 당시 인재 등용에 힘썼는데, 유비의 책사인 제갈량이 마씨 다섯 형제 중 눈썹에 흰털이 있던 마량의 재주를 가장 뛰어나게 평가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로 인해 '백미'는 여럿 가운데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이나 훌륭한 물건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 됐다. 비슷한 말로는 '압권'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관상학 전문가들은 흰털은 가급적 뽑지 않고, 깎을 것을 조언하기도 한다.
11일 2차 TV토론 당시 윤석열 후보의 얼굴을 좀 더 클로즈업 해보면 명확히 흰색 털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사진/방송 화면 캡처
앞서 윤 후보는 지난해 10월 국민의힘 경선 당시 TV토론회에서 임금을 뜻하는 '왕(王)' 자를 왼쪽 손바닥에 쓰고 나온 장면이 포착돼 논란이 됐다. 경쟁 주자들은 "경선에 왜 주술과 미신이 등장하느냐" 등의 비판을 제기했고, 윤 후보는 "토론 잘 하라는 지지자의 응원"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경선 TV토론은 천공스승 논란으로 이어지며 윤 후보와 유승민 후보 간 설전을 낳기도 했다. 잠시 잠잠해졌던 무속 논란은 건진법사의 선대위 활동 논란과 부인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녹취록 공개로 재점화됐다.
이날 TV토론에서도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윤 후보에게 한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건진법사가 (신천지 교주인)이만희가 영매라서 건들면 안 된다고 해서 압수수색을 포기했다고 한다. 진짜 압수수색을 안 한 이유가 뭐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코로나19가 처음으로 전국에 확산세가 진행되던 시기, 검찰총장이었던 윤 후보가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신천지 압수수색 지시를 따르지 않은 것에 대한 질문이었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네거티브”라고 부인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윤 후보의 '백미' 논란에 대해 "마타도어(흑색선전)"라고 전면 부인했다. 김은혜 선대본부 공보단장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흰눈썹 부착 의혹에 대해 "모른다"며 "그런 질문에 답할 당위를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누군지 모르겠지만 되게 급한 모양이다. 초조한 모양"이라며 "국민들이 이 토론을 얼마나 엄중하게 보는데 그런 식으로 마타도어를 하느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도 "전혀 들은 바 없다"며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11일 2차 TV토론 당시 윤석열 후보 얼굴의 옆 모습을 봐도 흰색 털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사진/KBS 뉴스 화면 캡처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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