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억대 조세포탈' 혐의 LIG 구본상 회장 1심서 무죄
재판부 "조세채무 없어… 범죄 증명 부족"
2022-02-15 16:18:09 2022-02-15 16:18:09
[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LIG 주식 평가액을 낮춰 허위로 신고하며 1300억원대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구본상 LIG그룹 회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1부(재판장 권성수)는 15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 혐의로 기소된 구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 등 임원 4명도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공소사실과 같이 이 사건 주식 거래로 인한 양도소득세, 증여세, 증권거래세 관련 조세 채무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며 “피고인들이 다른 관계자와 공모, 이 사건에 가담했다고 볼 자료가 부족하고, 피고인들 모두에 대해 이 사건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또한 “LIG의 주식 시가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보충적 평가 방법에 따라 평가돼야 한다”며 “그 경우 LIG 시가는 주당 3876원(LIG 측이 산정한 주식 평가액)으로 보는게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구 회장과 구 전 부사장이 조세 포탈 행위를 지시한 혐의에 대해서도 “주식 거래나 조세 납부액 등에 관한 구체적 내용을 보고받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들 형제는 2015년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금융거래를 조작해 증여세 919억원과 양도소득세 399억원, 증권거래세 10억원 등 총 1329억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5년 5월 당시 자회사 방산업체 LIG넥스원의 공모가를 반영한 LIG의 주식 평가액(주당 1만481원)을 주당 3846원으로 허위 평가하고, 한 달 뒤 허위 평가 가격으로 매매 대금을 다른 주주에게 송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 회장 등이 상장 예정이던 자회사 LIG넥스원 지분을 ‘공모가’가 아닌 ‘장부가’로 평가한 뒤 그룹 주식을 매매한 것이다. 이 같은 행위로 금융거래를 조작해 LIG 총수일가가 증여세 919억원, 양도소득세 399억원, 증권거래세 10억원 등 총 1330억원의 세금을 탈루했다는 게 검찰 공소사실 요지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총수일가 등 특수관계인이 서로 주식을 매매할 경우에는 3개월 이내에 유가증권신고 예정인 자회사 공모가를 반영해야 한다. 즉, 유가증권신고 예정이던 LIG 넥스원의 공모가(유가증권신고 8월6일)를 반영해 주당 3846원이 아닌 1만2036원에 매매하는 것으로 신고했어야 했다.
 
이에 검찰은 지난해 11월 결심공판에서 구 회장에게 징역 10년, 구 전 부사장에게 징역 8년을 각각 구형했다.
 
이날 무죄 판단을 받은 구 회장 측은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하다”며 “책임경영으로 국익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전했다.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1300억원대 조세포탈 혐의를 받는 구본상 LIG그룹 회장(왼쪽),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이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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