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용윤신 기자] 코로나발 위중증 환자 수가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정부의 거리두기 조정안에 대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병상 가동률이 20%대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마음을 놓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특히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대규모 확산이 부족한 의료 대응으로 가중될 경우 자영업자와 의료계 간 진퇴양난에 빠질 수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17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로 입원치료를 받는 위중증 환자 수는 389명이다. 위중증 환자 수는 전날인 16일 313명에서 하루 만에 76명 더 급증했다. 이달 들어 연일 200명대인 위중증 환자 수는 지난 14일, 지난달 28일 316명을 기록한 후 17일만에 다시 300명대로 올라섰다. 이후에는 나흘 연속 30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위중증 환자 증가세를 신규 확진자 폭증에 따른 결과다.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달 26일 1만3007명으로 국내 코로나19 창궐 이후 처음으로 1만명을 넘어섰다. 2월부터는 일주일에 2배씩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을 보이고 있다. 위중증 환자 수는 신규 확진자 증가 이후 약 2~3주가량 시차를 두고 함께 증가한다는 것이 방역당국 측의 설명이다.
정부는 이날 '제8차 코로나19 일상회복 지원위원회'를 열고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방안을 포함한 오미크론 대응 관련 정부 정책 전반에 대한 논의를 벌였다. 현행 '사적모임 6명, 영업제한 9시' 등 사회적 거리두기는 오는 20일 종료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다음 주부터 적용할 새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을 18일 발표할 예정이다.
17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로 입원치료를 받는 위중증 환자 수는 389명이다. 사진은 재택치료환자 비대면 진료하는 의료진 모습. 사진/뉴시스
신규 확진자 수와 위중증 환자, 중환자 병상가동률이 연일 악화하는 가운데 정부 안팎에서는 거리두기 완화와 유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모임 8명·영업 10시'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정해진 것은 없다는 게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반면 방역완화는 안된다는 입장도 만만치 않다. 유행정점 시기와 규모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 안정적인 상황관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질병관리청도 이날 일상회복위 회의에서 설 연휴 영향·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전주 대비 환자 수가 2배 급증하는 등 위중증·사망자가 증가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확진자 수가 정점을 향해 달려가는데 방역완화를 하는 나라가 어디있냐. 영국을 비롯해 유럽국가들은 확진자 수가 정점으로 치닫자 락다운 등을 하는 등 안간힘을 쓰며 확산을 막아왔다"며 "모든 방역지표가 악화하고 있어 방역완화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오미크론 확산 때문에 거리두기를 풀어도 소상공인 살림이 그렇게 나아지지는 않는다"며 "정부가 거리두기를 통해 자영업자와 의료계가 대립하는 구조를 만든 꼴이다. 책임을 회피하고 빠져나가는 지금의 태도는 문제가 크다"고 강조했다.
다른 전문가는 "아직은 방역 유지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소상공인들의 피해도 커 이 부분은 소극적인 정부 추경을 더 늘려 확실히 보상해주는 쪽으로 재정 역할이 뒷받침해야한다"고 조언했다.
17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로 입원치료를 받는 위중증 환자 수는 389명이다. 사진은 자물쇠 채워진 서울 한 빈 점포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용윤신 기자 lmw383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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