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조재연 대법관이 대장동 녹취록 속 '그분'이란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전면 부인했다.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와 일면식이 없을 뿐 아니라 대장동 관련자들과도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23일 조 대법관은 대법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영학 녹취록에 등장하는 그분이 현직 대법관이란 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 논쟁이 되고 있는 대장동 의혹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 선거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왜 갑자기 이런 의혹 기사가 보도됐나 하는 의문을 가졌다고도 했다.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관련 녹취록 속에 등장하는 '그분'으로 지목된 조재연 대법관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조 대법관은 '그분'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사진=뉴시스)
조 대법관은 "언론사에 충분히 해명했고 허위 내용이라 시간이 지나면 조용해지리라고 생각하고 정면 대응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다시 관련 보도가 나왔고 생중계되는 대선 후보 토론에서 실명이 거론됐다"며 "일찍이 유례가 없었던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씨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는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단 한 번도 만난 일이 없고 일면식도 없다. 뿐만 아니라 단 한 번도 통화를 한 적도 없다. 대장동 사건 관련자 그 누구와도 일면식, 일 통화도 없었다"고 선을 분명히 그었다.
김씨와 대학 동문인데도 관계가 없느냐는 물음에는 합리적인 의심 사유가 될 수 없다고 일축했다.
김씨가 제공한 50억원 상당의 빌라에 조 대법관의 딸이 살았다는 의혹도 강하게 반박했다. 조 대법관은 "저는 30년 가까이 현 거주지에 살고 있고 딸들도 (의혹이 제기된)판교 타운하우스에 가본 적도 없다"며 "요청이 있다면 주민등록등본 등 필요한 자료를 바로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대장동 사건이 접수된 게 반년이 됐지만 검찰로부터 단 한 번의 문의나 조사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나를 즉시 불러 달라"며 "그래서 논란을 종식시키는 데 검찰도 제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의혹 제기가 이어지면 법적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조 대법관은 "기본적으로 타인의 명예를 중대하게 훼손하는 행위는 엄정한 심판을 받는 게 정의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며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악의적인 허위보도가 계속되면 법적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취지다.
조 대법관은 최근 언론을 통해 일부 보도된 2021년 2월4일치 '정영학 녹취록'에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를 통해 '그분'으로 지목됐다. 속칭 '대장동 그분'은 김씨가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로 언급한 사람이기도 하다.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 사건 초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그분'이 아니냐는 추정이 야권으로부터 흘러나와 논란이 확산됐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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