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선거운동기간 전 유권자들을 직접 만나 말로 선거운동한 경우도 처벌토록 규정한 공직선거법 조항 해당 부분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 전원재판부는 24일 24일 박찬우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개정 전 공직선거법 59조와 254조 2항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구 공직선거법 59조는 '선거운동은 선거기간개시일부터 선거일 전일까지에 한하여 할 수 있다'고 정하고, 254조 2항은 선거운동 기간 전 선거운동 방법을 금지하면서 '그밖의 방법' 이라는 포괄적 용어로 선거운동을 제한했다.
재판부는 "심판대상조항 부분은 죄형법정주의상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않고 입법목적상 수단의 적정성 또한 인정되지만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해 위헌"이라고 판시했다.
헌법재판소 전경. 사진/헌재
재판부는 "선거운동을 어느 정도 규제하는 것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더라도, 그 제한의 정도는 정치·사회적 발전단계와 국민의식의 성숙도 등을 종합해 합리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면서 "오늘날, 일부 미흡한 측면이 있더라도 공정한 선거제도가 확립되고 국민의 정치의식이 높아지고 있으며, 입법자도 선거운동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할 필요가 있다는 반성적 고려로 2020년 12월29일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해 선거과열 등 부작용을 초래할 위험성이 적은 선거운동 방법에 대한 선거운동기간 규제를 완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이 사건 선거운동기간조항은 입법목적을 달성하는데 지장이 없는 선거운동방법, 즉 돈이 들지 않는 방법으로서 후보자 간 경제력 차이에 따른 불균형 문제나 사회·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위험성이 낮은, 개별적 대면을 통한 말로 지지를 호소하는 선거운동까지 포괄적으로 금지하고 있다"면서 "결국 선거운동 등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고, 기본권 제한과 공익목적 달성 사이에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렇다면 이 사건 선거운동기간조항 중 각 선거운동기간 전에 개별적으로 대면해 말로 하는 선거운동에 관한 부분은 과잉금지원칙 위반으로 선거운동 등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시했다.
이에 대해 이선애·이종석 재판관은 "현행 선거운동기간이 유권자가 후보자의 인물·정견·신념을 파악하기에 부족한 기간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2004년 공직선거법의 개정으로 예비후보자 제도 등이 도입됨에 따라 선거운동기간으로 인한 제한이 상당 부분 축소된 상황임을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해 선거운동 등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20대 총선에서 당선된 박 전 의원은 총선 전인 2015년 10월, 충남 홍성군에서 당원 단합대회를 열고 사전 선거운동한 혐의로 기소돼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원을 확정받아 의원직을 잃었다. 박 전 의원은 재판 중 처벌 근거가 된 공직선거법 조항이 위헌임을 확인해달라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였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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