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에 대한 해외 입국자 격리가 면제되면서 저비용 항공사(LCC)들이 국제선 노선 정상화를 서두르고 있다.
LCC들은 양국 간 격리 없이 여행할 수 있는 '트래블 버블'이 적용된 사이판을 중심으로 국제선 운항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정부의 방역 정책이 변화하는 속도를 운항 허가가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21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백신 접종을 마친 해외 입국자의 자가격리가 면제된다. LCC들은 정부의 정기운항 허가가 원활하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알짜 국제노선을 재정비 하고 있다.
에어서울은 오는 30일부터 인천-사이판 노선을 주 2회(수·토) 운항한다. 여행 수요를 겨냥한 국제선 운항 재개는 2년 만이다. 에어서울은 지난 2020년 2월28일부로 국제선 19개 운항을 모두 멈췄다. 최근 신혼여행 등 여행객 수요 증가에 발맞춰 국제선 운항을 재개하기로 했다.
업체 관계자는 "정부 시책 등을 주시하면서 격리 면제가 되는 국가를 중심으로 적시에 운항을 재개할 수 있도록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20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해외입국자들이 시설 격리를 위해 공항 검역 관계자의 안내를 받아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국제선 취항 13년을 맞은
제주항공(089590)은 30일 부산-사이판 노선 운항을 주 2회(수·일) 재개한다. 제주항공은 현재 인천-사이판·하얼빈·웨이하이, 인천-옌타이(화물노선), 인천-오사카, 인천-마닐라·클락·세부 등 8개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도쿄 나리타행 노선은 5월 재운항할 계획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 면제 방침으로 여객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현재 중국·일본·동남아·대양주 등 40여개의 국제노선에서 정기노선 허가를 받았고, 해외 방역 상황 등을 고려해 지속해서 국제 노선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사이판·칭다오 노선을 운항 중인
에어부산(298690)은 다음 달 30일부터 주 2회(화·토) 부산-괌 노선 운항을 재개한다. 괌·사이판 노선에는 에어부산 최신 항공기 A321neo가 투입된다. 다른 저비용 항공사 항공기보다 넓은 좌석 간격과 저소음, 전 좌석 USB 충전 포트 탑재가 특징이다.
진에어(272450) 역시 부산-괌 노선 운항을 다음 달 16일부터 주 2회(화·토) 시작한다. 진에어는 현재 인천-괌·후쿠오카·세부·다카, 제주-시안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이처럼 LCC 업계가 국제노선 정비로 여행 수요에 대응하고 있지만, 정기 항공편 운항 허가가 대폭 늘어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이후 정기운항편 허가는 동절기·하절기가 아닌 월 단위로 나오는데,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 면제를 위해 운항권이 미리 허가된 경우는 없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늘어나는 여객 수요를 공급이 따라잡지 못하는 '병목 현상'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코로나19 유행이 끝날 때 한정된 노선 운항에 대한 권리를 항공사들이 앞다퉈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정부가 어떤 기준으로 운항 허가를 내줄지 불분명하다는 예상이 나오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책 속도에 맞춰 운항 허가가 안 나는 것이 첫 번째 문제"라며 "정기편 허가를 받은 항공사가 효율적 운항이 가능한지에 대한 대책이 있는지도 문제"라고 밝혔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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