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은행권이 다시 대출 완화 기조로 돌아서면서 서울 아파트 가격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 윤석열 새 정부의 대출 규제 완화 기대감에 부동산 시장이 즉각 반응하고 있는 셈이다. 새 정부 구성 후 본격적인 대출 규제 완화 조치가 시행되면 움츠러 들었던 부동산 수요가 다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8일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상승률은 -0.01%를 기록했다. 아직까진 마이너스 상승률이지만 대선 직전이었던 3월 첫째주 -0.03%에서 대선 직후였던 3월 둘째주와 셋째주 -0.02%를 나타내며 하락 폭이 줄어드는 양상이다.
매매수급지수도 점차 회복하는 모습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 87.8을 기록해 전주 87.5 대비 0.3p 상승했다. 지난달 28일 86.8로 저점을 찍은 후 대선 직전인 이달 7일 조사에서 87.0으로 반등하며 3주 연속 상승 흐름을 타는 중이다.
이는 최근 대출 문턱을 낮추기 시작한 은행권의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앞서 주요 시중은행들은 잔금일 이내에 전세금 증액분 만큼만 내줬던 전세자금대출 한도를 철폐한 데 이어 5000만원에 불과한 마이너스통장 한도와 1억∼1억5000만원에 묶인 직장인 신용대출도 작년 대출 규제 이전 수준으로 복원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은행권 가계대출이 감소세에 접어들면서 작년말부터 이어졌던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는 의미 없는 상황이 됐다"면서 "시중에 풍부해진 유동성으로 사람들이 다시 부동산 시장에 관심을 가지면서 아파트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정부 집권 후 내각 인선 작업까지 마무리 되면 서울 아파트 가격이 지금보다 더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윤석열 당선인이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상향 조정을 공약으로 내건 가운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까지 완화 된다면 부동산 수요가 회복하는 데 기폭제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당장 공급이 없는 상태에서 DSR이 높아지면 서울 아파트를 비롯한 부동산 가격이 오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면서 "이에 따른 가계대출 폭증이 다시 한국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는 만큼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서울 여의도 아파트 단지 일대 모습. (사진=뉴시스)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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