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여야 원내지도부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ㅐ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이른바 '검수완박'으로 불리는 검찰개혁안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극한갈등을 벌이는 가운데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여야 원내대표가 회동했지만 소득 없이 빈 손으로 헤어졌다. 박 의장이 해당 법안 쟁점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관련 협의조자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는 게 국민의힘 주장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9일 오후 박 의장 주재로 국회의장실에서 마주 앉았다. 이날 여야 회동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도 함께 했다. 민주당에서는 박주민·이수진 의원이, 국민의힘에서는 박형수·유상범 의원이 참석했다.
박형수 의원은 이날 여야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장이 이 사안의 쟁점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을 못하고 있어서, 양당 법사위원들이 모여서 그 부분에 대해서 국민의힘은 왜 이 법안이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지 소상하게 말씀을 드렸고, 민주당에서도 왜 처리해야 하는지 충분히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의장실 측에서는 곧장 “의장께서 모르시지 않는다”고 발끈하는 모습도 보였다.
박형수 의원은 “의장이 양당에 쟁점 사항을 정리하고 교환해서 그 부분이 해소될 수 있는지 다시 검토를 요청해서 양당이 일단 그렇게 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이날 양당의 입장을 들었을 뿐, 별다른 중재안 등은 제시하지 않았다. 의장실에 따르면, 여야 간 쟁점을 먼저 정리하고 교환함으로써 서로의 입장차를 확인할 수 있고 이를 토대로 대화에 나서야 이견을 좁힐 수 있다는 게 박 의장 생각이다.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당은 오는 28일 본회의를 법안 처리의 최종 시한으로 잡고 내달 3일 문재인정부의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법안 공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차기 정부 출범 이후로 넘길 경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거부권을 행사하게 되면 법안은 사실상 휴지조각이 되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거부권에도 법안을 재상정해 의결하려면 국회의원 3분의2인 200석이 필요하다.
국민의힘은 강력 저지 태세에 나섰다. 특히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검찰개혁안이 문재인정부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등에 연루된 이재명 상임고문에 대한 검찰 수사를 무력화시킬 의도라도 의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법안 저지를 위해 필리버스터 등 물리력 행사도 예고했다. 민주당이 국민의힘 필리버스터를 저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회법상 필리버스터를 무산시키기 위해서는 재적의원 5분의 3에 해당되는 180명의 동의가 필요하다. 172석을 가진 민주당으로서는 정의당(6석)과 무소속 의원 등의 동의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정의당은 민주당의 검찰개혁안에 경찰 권력 비대화 견제 장치가 부족하다며 반대하고 있다. 배진교 원내대표는 이날 검수완박 관련 4당 협의에서 “비대해지는 경찰 권력에 대한 문제와 중수청 문제 등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배 원내대표는 정의당에서 중재안을 내달라는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 요청에 따라 오는 20일 오전까지 입장을 정리해 발표하겠다고 했다.
다만, 민주당은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의 지원은 기대가 가능해졌다. 권 원내대표는 “(경찰이)좋은 수사, 제대로 된 수사를 진행하려면 검찰이 수사권을 이용해서 사건을 가져가는 경우가 다반사였다”며 “검찰 수사권과 경찰 수사권이 중복돼 나타나는 비효율성을 제거해야 한다”고 민주당에 힘을 보탰다.
이와 함께 박병석 의장이 오는 23일 미국 순방에 나서면서 본회의 사회권 이양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국회법 12조에 따르면 ‘의장이 사고(불시의 일)가 있을 때는 의장이 지정하는 부의장이 직무를 대리한다’고 명시돼 있다. 민주당은 이 조항을 근거로 박 의장이 김상희 부의장(민주당)에게 사회권을 넘기길 기대하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정진석 부의장도 오는 24일부터 한일정책협의단장으로 출국하기 때문에 김 부의장에게 사회권이 넘어갈 가능성은 높다.
민주당은 일단 입법 절차를 충분히 지킨 뒤 박 의장을 설득해 본회의에 상정한다는 계획이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 “철저히 국회법에 따른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의견이나 주장도 충분히 귀담아 듣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간 박 의장을 뵙고 과정과 절차를 충실히 진행하고, 의원총회에서 왜 이런 결론을 내렸는지 충분히 말씀드리는 시간을 가졌다. 최종적으로 의장이 판단할 문제”라고 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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