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숙' 비싼 이유…토종닭 신선육 담합 하림·목우촌 등 '수두룩' 덜미
2013년 5월부터 2017년 4월 기간 신선육 판매가·출고량 담합
하림 등 8개 사업자 가입된 '토종닭협회' 간담회 등 통해 결정
하림 등 6개 사업자에 과징금 5.95억…토종닭협회 1억 부과
2022-05-12 12:00:00 2022-05-12 12:00:00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식용 닭을 낳는 어미 닭인 종계와 치킨용 육계, 삼계탕용 삼계 값 담합 적발에 이어 백숙에 쓰이는 토종닭 신선육 가격의 짬짜미도 드러났다. 담합 업체들은 하림 등 국내 9개 토종닭 신선육 제조·판매사업자와 한국토종닭협회(토종닭협회)로 토종닭 신선육의 가격과 출고량(냉동비축량) 등을 조절해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9개 토종닭 신선육 제조·판매사업자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총 5억9500만원을 부과한다고 12일 밝혔다. 다만 마니커, 희도축산, 성도축산 등 3개사는 최종 부과 과징금액이 100만원 미만으로 관련 규정에 따라 과징금 부과대상에서 제외됐다. 또 토종닭협회에 대해서는 과징금 총 1억400만원(잠정)을 부과하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9개 토종닭 신선육 제조·판매사업자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총 5억9500만원을 부과한다고 12일 밝혔다. 표는 토종닭 신선육 생산 과정.(표=공정거래위원회)
 
조사 내용을 보면 하림, 올품, 참프레, 체리부로, 농협목우촌 등 9개 토종닭 신선육 제조·판매사업자들은 지난 2013년 5월부터 2017년 4월까지 총 4차례에 걸쳐 토종닭 신선육의 판매가격 및 출고량을 합의, 실행했다.
 
이들은 토종닭 신선육 판매가격 산정식을 구성하는 가격요소를 공동 결정하거나 토종닭 신선육 냉동비축량 조절에 합의하는 등 다양한 담합 수단을 활용했다.
 
담합은 농협목우촌를 제외한 8개 구성사업자가 가입된 토종닭협회를 통해 이뤄졌다. 이들은 담합 기간 간담회 등을 통해 토종닭 신선육 판매가격·출고량 등을 담합했다. 출고량 담합의 경우 실행 결과에 따른 시세 상승효과를 분석·평가했다.
 
토종닭 신선육 출고량의 경우 하림, 올품, 체리부로, 사조원 및 농협목우촌 등 5개사는 2013년 5월 29일 복 성수기를 앞두고 도계 시세를 상승시키기 위해 토종닭 신선육 총 13만4000마리를 냉동 비축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도계된 토종닭 신선육을 시중에 공급하게 되면 토종닭 신선육 공급량이 늘어 판매가격이 하락할 수 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또 하림, 올품, 체리부로, 참프레 및 마니커 등 5개사는 2015년 하반기 도계 시세가 지속적으로 하락하자 이를 상승시키기 위해 2015년 12월 21일과 24일에 걸쳐 토종닭 신선육 총 7만5000마리를 냉동 비축하고 이를 2016년 6월까지 시장에 유통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비슷한 시기 토종닭 신선육 판매가격 담합도 이뤄졌다. 하림, 참프레, 체리부로, 마니커, 성도축산 및 희도축산 등 6개사는 2015년 3월 19일 토종닭 신선육 판매가격 산정요소 중 하나인 제비용을 1100원으로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하림, 올품, 참프레 및 체리부로 등 4개사는 2017년 4월 26일 토종닭 신선육 판매가격 요소 중 하나인 수율을 기존 70%에서 68%로 인하해 토종닭 신선육 판매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토종닭협회가 작성한 수급조절 결과보고서 등을 보면, 담합 결과 실제 상당한 수준의 시세 상승 효과가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9개 토종닭 신선육 제조·판매사업자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총 5억9500만원을 부과한다고 12일 밝혔다. 표는 토종닭협회 수급조절 결과보고서 및 정기총회 자료.(표=공정거래위원회)
 
이와 함께 토종닭협회는 토종닭 신선육 생산량을 제한하기 위해 구성사업자를 대상으로 2011년 12월부터 2016년 10월의 기간 총 6차례에 걸쳐 토종닭 종계 및 종란을 감축하기로 했다. 종계가 낳은 알인 종란을 감축하게 되면 부화 21일, 사육 70일 등 약 90여일 후부터 토종닭 신선육 생산량 감축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또 토종닭협회는 2013년 5월부터 2015년 12월의 기간 동안 총 4차례에 걸쳐 토종닭 신선육을 냉동 비축하기로 결정했다. 사육 농가에 토종닭 병아리를 독점적으로 분양·공급하는 한협을 대상으로도 2012년, 2014년, 2015년 , 2016년 등의 기간 동안 연간 토종닭 종계 병아리 분양수를 제한했다.
 
전상훈 공정위 카르텔조사과장은 "이번 조치는 토종닭 신선육 판매시장에서 발생한 담합 등 경쟁제한 행위를 최초로 적발·제재한 것"이라며 "시장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는 사업자들과 이들이 구성사업자로 가입된 토종닭협회가 장기간에 걸쳐 가담한 법위반 행위를 시정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국민 먹거리·생필품 등 분야에서 물가 상승 및 국민들의 가계 부담을 가중시키는 법위반 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법위반 확인 시 엄중 제재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마니커, 희도축산, 성도축산 등 3개사를 제외한 6개 토종닭 신선육 제조·판매사업자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총 5억9500만원을 부과한다고 12일 밝혔다. 표는 사업자별 과징금 부과 내역(잠정, 단위:백만원).(표=공정거래위원회)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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