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수도권 청년 구직자 34% "지방기업 지원 안 해"
대한상의 조사 결과 규모 작아도 수도권 소재 기업 선호
"1천만원 더 받아야 비수도권 선택"…세종·대전 마지노선
2022-06-07 14:06:59 2022-06-07 16:56:35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수도권에 살면서 구직 활동을 하는 청년 10명 중 7명은 지방 근무를 기피하고, 3명은 지원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규모가 작더라도 수도권에 있는 기업에 대한 선호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수도권 청년 구직자 301명을 대상으로 '지방 근무에 대한 청년 인식 조사'를 진행한 결과 지방 근무를 기피에 대해 49.2%가 '다소 그렇다', 23.6%가 '매우 그렇다'고 응답했다. '별로 상관없다'는 22.6%, '전혀 상관없다'는 4.6%에 그쳤다.
 
비수도권 회사에 실제로 입사를 지원하는지를 묻자 '전혀 지원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34.5%에 달했고, '가급적 지원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31.6%를 차지했다. 공기업 등에만 제한적으로 지원한다는 응답은 19.6%였고, '지역에 상관없이 지원한다'는 응답은 14.3%에 불과했다.
 
지방 근무를 기피하는 이유로는 '가족·친구 등 네트워크가 없어서'란 응답이 60.7%로 가장 많았고, 이어 '생활·문화 인프라가 열악해서'(59.8%), '주거·생활비가 부담돼서'(48.9%) 등의 순이었다. 이어 '원하는 직장이 없어서'(14.2%), '성장 기회가 부족해서'(6.8%), '결혼·자녀 교육이 어려워서'(5.0%) 등의 응답이 나왔다. 
 
수도권 소재 또는 비수도권 소재 기업 선호도. (자료=대한상공회의소)
 
'지방 4대 그룹 소속 기업'과 '수도권 일반 대기업'에 모두 합격한다면 어느 곳에 입사할 것인지에 대한 물음에는 각각 26.6%, 73.4%로 응답해 눈높이를 낮춰서라도 수도권 기업에 취업하려는 청년이 많았다. '수도권 중견기업'(50.2%)은 '지방 일반 대기업'(49.8%), '수도권 소재 중소기업'(52.8%)은 '지방 소재 중견기업'(47.2%)과 선호도가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실제 비슷한 수준의 두 회사가 수도권과 비수도권에 각각 있으면 어디로 입사하겠느냐는 질문에 '수도권 회사'란 응답이 98.3%로 압도적인 선호를 보였다.  
 
'수도권 회사'를 택한 청년을 대상으로 연봉이 얼마나 높으면 지방 근무를 선택하겠느냐고 묻자 '1000만원'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36.5%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2000만원'·'500만원'(18.6%), '300만원'(9.8%), '1500만원'(8.8%) 순으로 집계됐다. 
 
서울에서 어느 정도 먼 지역에서까지 근무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64.1%가 '수원·용인'으로 응답했고, 그보다 조금 남부에 있는 '평택·충주'는 31.9%로 크게 하락했다. 중부권에 있는 '세종·대전'(25.9%)이 '평택·충주'와 응답률이 비슷했지만, 남부권 '대구·전주'(14.9%)에서는 다시 크게 떨어져 대한상의는 '세종·대전'을 수도권 청년이 근무를 고려하는 지리적 마지노선으로 분석했다.
 
지난 4월28일 오후 대구 동구 대구스케일업허브에서 열린 스타트업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면접 매칭 스케줄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청년들은 지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새 정부의 최우선 정책 과제로 '지역 생활 여건 개선'(38.5%)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그다음으로 '주요 기업 지방 이전 촉진'(21.6%), '지역 거점 도시 육성'(16.9%), '공공기관 이전 확대'(9.3%), '지역 특화 산업 육성'(7.3%) 등이 뒤를 이었다. 
 
전인식 대한상의 산업정책실장은 "지역 불균형 해소의 핵심은 결국 미래 세대인 청년과 지역 경제를 이끌어갈 기업이 스스로 찾아와 정착하고 싶은 지역을 만드는 것"이라며 "청년 눈높이에 맞게 지역 생활 여건을 지속해서 개선하고, 기업에 친화적인 제도와 인프라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의 지방 기피 경향은 실제 통계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통계청 조사를 보면 2020년 기준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순유출된 청년 인구는 약 9만1000명으로 2010년보다 1.7배 이상 증가했다. 비수도권 인구 중 청년 비중은 2010년 19.7%에서 2015년 18.8%, 2020년 17.6%로 하락하고 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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