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달라진 공모주 투자…IPO 흥행 실패 종목에 '주목'
수요예측 흥행 실패 기업, 주가 상승률 더 높아
"낮춰진 공모가가 주가 상승 원동력…시장 기대치 부합"
2022-06-09 06:00:00 2022-06-09 0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공모주 투자 시장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공모주 상장 후 주가 흐름의 가늠자가 됐던 기관들의 수요예측 흥행 여부가 큰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수요예측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주가 상승이 기대됐던 기업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수요예측 흥행에 참패하고도 반전 드라마를 쓰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수요예측 실패로 낮아진 공모가가 오히려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 됐다고 평가한다. 
 
(표=뉴스토마토)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청담글로벌(362320)은 지난 3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이후 이날까자 공모가(6000원) 대비 90.83% 상승했다. 상장 첫날 시초가(6500원) 대비 1140원(17.54%) 오른 주당 764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장중 한때 공모가 대비 40% 높은 8400원까지 상승했다. 상장 이튿날인 7일에는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전일도 15.31% 상승하며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앞서 청담글로벌은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에서 모두 흥행에 실패했다. 지난달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25대 1로 흥행에 실패했으며, 공모가를 희망 범위(8400~9600원) 하단보다 30% 낮은 6000원에 책정했다. 공모 주식 수도 당초 634만1686주에서 507만3349주로 20% 줄였다.
 
보호예수 설정으로 상장 후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에 대한 우려도 줄였다. 당초 계획한 53만주의 구주 매출을 취소했고, 2대 주주인 쉬메이싱(XU MEIXING)은 보유 지분 11.3% 전량에 1년간 보호예수했다. 이를 통해 상장 후 유통가능 물량은 기존 방행주식 대비 41.35%(879만1212주)에서 24.93%(512만2875주)로 크게 줄였다.
 
청담글로벌과 유사한 전략을 활용해 주가 상승에 성공한 공모주들은 또 있다. 지난 3월 상장한 공구우먼(366030)은 기관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56.91대 1을 기록, 공모가를 희망 범위인 2만6000~3만1000원의 하단보다 30% 이상 낮춘 2만원으로 결정했다. 공모 주식 수도 140만 주에서 112만 주로 줄였으며, 2대 주주인 TS인베스트먼트(246690)는 구주 매출 없이 상장 후 30개월간 지분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공구우먼은 상장 첫날 시초가(2만1600원) 대비 7.41% 낮은 2만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공모가를 유지했으나, 상장 이튿날 상한가를 기록했고 이후 높은 주가상승률을 보였다. 전일 종가 기준 공구우먼의 주가는 4만3450원으로 공모가 대비 117.25%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청담글로벌과 공구우먼의 주가 상승률은 올해 공모시장 기대주였던 포바이포(389140), 가온칩스(399720), 세아메카닉스(396300) 등을 웃돈다. 이들은 기관 수요예측에서 모두 1000대 1을 넘는 경쟁률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증시에 데뷔했다.
 
가온칩스는 앞서 수요예측에서 1847.12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밴드(1만1000~1만3000원)을 웃도는 1만4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포바이포와 세아메카닉스는 기관 수요예측에서 각각 1846.32대 1, 1812.83대 1을 기록하며, 공모가 희망 밴드를 초과했다.
 
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주가 흐름은 부진하다. 포바이포와 세아메카닉은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2배에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을 기록하며 높은 상승률을 보였으나, 이후 바닥을 다지고 있다. 전일 종가는 포바이포와 세아메카닉이 각각 2만3850원, 7200원으로 고점 대비 각각 56.48%, 36.84% 하락했다. 가온칩스 역시 고점 대비 23.91% 빠졌다. 전일 종가 기준 가온칩스, 포바이포, 세아메카닉의 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률은 각각 73.93%, 40.29%, 63.64%다.
 
전문가들은 기관 수요예측 실패가 오히려 기업가치를 낮추면서 오히려 시장의 눈높이를 맞춰 췄다고 평가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업공개(IPO) 이후 주가 흐름이 괜찮다는 것은 공모 가격을 그만큼 낮게 책정했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와 같이 주가가 조정받는 상황에서 IPO를 진행했던 기업들은 대체로 공모가격을 기대치보다 낮춰서 진행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공모가격이 낮아진 상태이기 때문에 오히려 상장 이후 주가는 상대적으로 견조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IPO를 준비 중인 기업 중 청담글로벌과 유사한 전략을 펼치는 기업은 보로노이가 있다. 보로노이는 앞서 지난 3월 기관 수요예측에 참패한 뒤 재도전을 노리고 있다. 이번 IPO에선 공모가를 기존 5만~6만5000원에서 4만~4만6000원으로 하향 조정했으며, 공모 주식 수는 기존 200만주에서 130만주로 줄였다.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에 대한 보호예수도 74.4%로 강화했다. 
 
청담글로벌 코스닥시장 상장기념식. (사진=한국거래소)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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