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중앙노동위 조정 신청…파업 현실화 되나
노조, 신공장 증설·정년연장 등 요구
친환경차 전환 대비 일환…추가 일감 확보 절실
전기차 전환시 잉여 인력도 늘어…정년 요구
전문가 "노조 힘든 주장, 산업 생태계 무너져"
2022-06-23 15:08:14 2022-06-23 15:08:14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005380)·기아(000270)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 되고 있다. 노조가 파업 등 쟁의행위에 돌입하면 4년 연속 무분규 타결이 무산된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이 난항을 겪자 지난 22일 교섭결렬을 선언하고 23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했다.
 
오는 28일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쟁의행위 방향을 확정하고 다음달 1일 전 조합원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고, 조합원 투표에서 쟁의행위 안이 가결되면 합법 파업할 수 있다.
 
현재 노조가 사측에 제시한 핵심 안건은 △신공장 증설 △신규 인원 충원 △임금피크제 폐지 △각종 차별 철폐 △해고자 원직복직 △정년연장 △기본급 16만52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성과급 전년도 순이익의 30% 지급 등이다.
 
기아 EV6 생산 모습(사진=현대차그룹)
 
그중에서도 노사는 전기차 공장의 국내 건설을 두고 갈등이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자동차 산업 전환에 대비해 국내에 전기차 공장을 신설하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노조가 전기차 공장 신설 투자를 요구한 것은 기업의 전기차 전환에 대비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사내 생산직 노동자들의 추가 일감 확보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실제 내연기관 부품 수는 3만개에 달하는데 반해 전기차 시대로 변화하면서 약 1만3000개에서 1만8000개로 부품 수가 축소됐다. 그만큼 일감이 줄어드는 것이다.
 
하지만 사측은 "신규 공장을 지으려면 기존 공장을 폐쇄해야 하는데 회사와 직원 피해가 크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력도 마찬가지다. 기존 내연기관차 생산라인의 경우 10명이 필요하다면 전기차는 약 30%가 줄어든 7명이면 충분하다. 잉여 인력은 다른 부서에 재배치되면서 설 자리를 점차 잃게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정년연장 등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중장년 중심 강성 노조에 끌려 온 현대차는 정년으로 매년 생산직이 2000~3000명씩 퇴직해도 빈자리를 채울 젊은 근로자를 뽑지 않고 있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울산 공장은 올해 생산직 평균 연봉이 1억을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이곳 고연차 노동자들은 평균 연봉이 9600만원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현대차 노조는 정년을 늘려 지금의 특권을 더 연장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현대차 노조가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 생태계 변화에 따라오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강성 성향의 현대차 노조가 시대가 어떻게 변하든 자신들에게 맞추라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고 주장이다.
 
업계 전문가는 "노조가 수용하기 힘든 주장을 계속하게 된다면, 친환경차로 전환하는 이 시기에 국내 산업 생태계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며 "그 어느 때보다 노사협상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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