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일명 ‘검수완박법(검찰 수사권 분리 법안)’ 위헌 여부를 가리기 위한 권한쟁의심판 심리가 12일 시작됐다. 이 법안을 처리한 더불어민주당과 심판을 청구한 국민의힘 양측은 이날 변론을 앞두고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권한쟁의심판 공개변론 전 취재진과 만나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해 일사천리로 통과시킨 검수완박법은 총체적 절차 위반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안건조정위에 있던 무소속 양향자 의원이 검수완박법 추진에 반대하자 민주당은 민형배 의원을 위장 탈당시켜 안건조정위에 들어가게 하는 등 안건조정위 취지를 전면적으로 형해화했다”며 “이 부분에 대해 위법·위헌을 다툴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 각각 3명씩으로 구성되는 안건조정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던 민 의원이 탈당(무소속)해 당시 야당 몫으로 참여하면서 4 대 2 구도가 만들어져 법안 통과가 가능했다는 얘기다. 이는 안건조정위원회를 무력화시켜 심의·표결권을 침해한 것으로 국회법을 위반한 것이기 때문에 법안의 효력 자체를 인정해선 안 된다는 게 국민의힘 측 주장이다.
또한 “검수완박법은 아무런 심사 없이 17분 만에 안건조정위를 통과했다”며 “안건조정위를 거쳐 법사위를 통과한 법안은 본회의에 상정된 법안과도 다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수정안을 미리 본 적도 없고, 검토한 결과 잠정적으로 합의했던 안과도 차이가 컸다”고 지적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헌법재판소에서 '검수완박' 공개변론 참석 전 기자들에게 입장을 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의원총회를 통해 동의까지 했던 중재안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수차례 법안와 비공개회의 등 장시간 논의 끝에 합의해 놓고 이제 와서 심의·표결권이 침해됐다며 헌법재판을 제기하는 국민의힘의 생떼쓰기를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맞섰다.
박 의원은 “개정된 검찰개혁법안(검수완박법)은 4월 22일 국회의장 중재안을 토대로 만들어진 ‘대안’이었고, 그 중재안은 국민의힘도 의원총회를 통해 동의한 바 있다”며 “권성동 원내대표는 합의를 이행해나가자는데 뜻을 함께했었고, 당시 대통령 인수위에서도 존중한다고 했던 중재안을 갑자기 국민의힘이 갑자기 파기한 배경에 대해서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민형배 의원 위장 탈당 논란에 대해서는 “절차상 어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국회법 등 모든 절차를 밟은 것으로 알고 있다. 탈당을 해서라도 (민 의원) 자신이 동의하는 입법을 통과시켜야겠다고 생각한 것으로 전해들었고, 형식적 요건에서 문제가 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4월 국민의힘은 ‘검수완박법’(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 입법 과정에서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을 침해당했다며 당시 박병석 국회의장과 박광온 법제사법위원장을 상대로 이 법안에 대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권한쟁의심판은 헌법상 국가기관 사이에 권한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해 다툼이 발생한 경우 헌재가 판단을 내리는 제도다.
법무부와 검찰은 국민의힘과는 별도로 지난달 27일 이 법안이 국민의 기본권 침해를 초래한다며 헌재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다. 청구인에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대검찰청 김선화 공판송무부장, 일선 검사 5명이 이름을 올렸다.
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은 오는 9월10일 시행된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12일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검수완박' 공개변론 참석 전 기자들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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