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국내 7대 종단 대표들이 사형제의 폐지를 촉구하는 의견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헌재가 12년 만에 사형제 위헌 여부 공개 변론을 14일 개최하자, 위헌결정에 힘을 싣기 위해서다. 종단 대표들이 사형제 폐지를 촉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형제폐지범종교인연합과 사형제도 폐지 종교·인권·시민단체연석회의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우리 7대 종단 대표들은 살아 있는 모든 생명을 존중하고 모든 사람의 평등한 존엄을 선언하며 사형 제도 폐지를 위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밝혔다.
사형제폐지범종교인연합은 사형제 폐지를 추진해온 기독교, 불교, 원불교, 천주교 등 4개 종단의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들이 모인 단체다. 사형제도 폐지 종교·인권·시민단체연석회의는 사형이 마지막으로 집행된 지 만 20년 되던 2017년 결정됐다.
이들은 “범죄를 저질러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힌 이들은 반드시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국가가 참혹한 범죄를 저질렀으니 죽어 마땅하다며 참혹한 형벌로 복수하듯 생명을 빼앗는 똑같은 방식을 택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엔(UN)이 이미 전 세계의 사형폐지를 목표로 선언한 지 오래되었고 유럽연합(EU) 회원국이 되는 필수 조건 중 하나가 사형제도 폐지라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라며 “우리나라처럼 실질적으로 사형을 폐지한 28개국을 더하면 유엔 회원 193개국 중에서 사형폐지국의 수는 145개국이다. 이러한 세계적인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단체는 유럽연합(EU), 국가인권위원회, 국제앰네스티, 한국 천주교 주교단 등이 사형제 폐지를 촉구하는 공식 의견서를 헌재에 제출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번 의견서는 기독교, 불교, 천주교, 원불교, 천도교, 유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등 7대 종단의 대표들이 직접 동의했다. 공동 의견서는 오늘 오후 헌재 변론에 앞서 제출된다.
형제폐지 종교인권시민단체 연석회의 회원들이 지난 2018년 11월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절두산 순교성지에서 사형제도 폐지의 염원을 담은 조명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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