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2500억원 규모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수백 명의 투자 피해를 일으킨 혐의로 구속 기소된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장하원 대표가 21일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재판장 이상주)는 이날 특정경제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사기, 자본시장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장 대표와 디스커버리자산운용 A투자본부장과 B운용팀장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장 대표 측은 “공소사실에 사실관계와 다른 부분이 많다”며 “특경법 사기 혐의 역시 부인한다”고 밝혔다.
장 대표 외 A투자본부장과 B운용팀장 측도 “돌려막기를 한 것도 아니었고, 펀드 특성상 투자자에게 원금을 보장한다는 확정적 언급을 한적도 없다”며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했다.
장 대표는 부실 상태의 미국 P2P대출채권에 투자하면서 고수익이 보장되는 안전한 투자라고 피해자들을 속여 1348억원 상당의 펀드를 판매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장 대표는 2017년 4월부터 미국 자산운용사 DLI가 운영하는 펀드를 판매하던 중 기초자산인 대출채권 부실로 펀드 환매 중단이 우려되자 그해 8월부터 조세회피처에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해당 대출채권 5500만 달러(한화 약 720억원)를 액면가에 매수하는 방식으로 미국 자산운용사의 환매 중단 위기를 넘겼다.
이듬해 2018년 10월 실사 결과 해당 대출채권 대부분이 70%에 달하는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원금 상환도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장 대표 등은 4200만 달러 중 4000만 달러(약 523억원) 규모의 손실 가능성을 인지했음에도 2018년 10월부터 2019년 2월까지 투자자들에게 1215억원 상당의 펀드를 판매했다. 결국 이 펀드 투자액은 모두 환매 중단됐다.
2019년 3월부터 미국 자산운용사 대표가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사기 혐의로 고발되고, 대표직을 내려놓는 등 미국 자산운용사의 투자금 회수가 어려운 사정을 알면서도 장 대표 등은 투자자들에게 132억원 상당의 펀드를 또 판매했다.
이로써 2018년 10월부터 2019년 3월까지 370여명의 국내 투자자들에게 판매된 디스커버리 글로벌채권펀드 판매액은 총 5844억원, 환매 중단액은 1549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 사건 장 대표 등의 사기범행으로 인한 기소 금액은 1348억원이다. 지난해 2월 기준 미지급액은 1291억원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4월 말 기준 환매 중단으로 IBK기업은행 등이 상환하지 못한 금액은 총 2562억원(글로벌채권펀드, 부동산선순위채권펀드 등)에 달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25일 공판을 열고 양측의 구체적 의견을 들어 증거조사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 장하원 대표의 영장실질심사가 열린 지난달 8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 앞에서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장 대표의 구속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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