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왼쪽)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박홍근(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원 구성 합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부 권 원내대표, 김진표 국회의장, 박 원내대표.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여야가 제21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을 합의하면서 지난 5월29일 전반기 국회가 마무리된 지 54일 만에 국회를 정상화했다. 하지만 여야는 대통령실 사적채용, 탈북민 북송 사건 등 주요 현안에 대해서 첨예한 대립을 보이면서 향후 정국에 먹구름이 끼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2일 오전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회동에서 제21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을 타결했다.
그 결과 민주당은 △정무위원회 △교육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11개 상임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기로 합의했다.
국민의힘은 △국회운영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국방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정보위원회 등 7개 상임위원회의 위원장을 배분받았다.
여야는 그동안 쟁점이 됐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과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을 1년씩 교대로 맡기로 하면서 극적인 합의를 이뤘다. 여야 합의문에 따르면 민주당은 내년 5월 29일까지, 국민의힘은 내년 5월 30일부터 과방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또 행안위의 경우 국민의힘이 내년 5월 29일까지, 민주당은 내년 5월 30일부터 1년간 위원장을 맡게 된다.
여야는 이날 오후 2시에 본회의에서 상임위 위원장 선출안 등을 통과시키면서 후반기 국회 문을 열었다. 하지만 여야가 각 상임위별 쟁점 현안을 둘러싸고 대치하면서 협치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행안위와 과방위는 대치의 최전선에 있다. 민주당은 과방위와 행안위가 각각 방송통신위원회와 경찰의 소관 상임위인 만큼 윤석열정부 견제를 위해 양보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관례적으로 과방위는 여당이 맡았는데 민주당이 맡는 것은 억지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우선 과방위는 ‘언론’을 둘러싸고 여야가 첨예하게 갈등을 벌이고 있다. 여권에서는 공영방송이 민주노총에 장악됐다면서 언론개혁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이를 윤석열정부의 ‘언론장악’으로 보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여권이 표면적으로 언론개혁을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문재인정부에서 임명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사퇴를 위한 전략적 행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행안위는 윤석열정부의 경찰국 신설 현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에서는 경찰국 신설이 법률에 따른 것으로 경찰의 지휘통제를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윤석열정부가 검찰에 이어 경찰을 장악하고 통제해 길들이려 한다며, 경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훼손한다고 반대하고 있다.
게다가 내주 있을 대정부질문에서 여야는 재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오는 25일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를 시작으로 26일 경제 분야, 27일 교육·사회·문화 분야 순서로 대정부질문을 진행한다. 대정부질의에서는 탈북어민 북송 사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3고(고물가·고환율·고금리) 경제위기 등 주요현안이 두루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논란이 된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 등을 두고서도 여야가 첨예하게 다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석열정부 취임 두달 만에 각종 현안이 불거지면서 여야의 대치도 거세졌다. 정부의 법인세 인하, 1가구 1주택 보유세 조정 등 세법 조정을 예고하면서 기재위, 정무위 등에서는 여야 간의 대치 전선이 예고된 상태다. 또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조 파업 사태는 환노위의 당면 과제로 꼽힌다.
정의당 배진교, 장혜영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정의당의 의사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희망 상임위에서 배제한 것에 대해 규탄하는 피켓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편, 이날 각 상임위 위원장과 위원들 배정도 완료됐다. 민주당의 당권주자인 이재명 의원은 국방위에 최종 배정됐다.
정의당은 국회 상임위 배정에서 배제되면서 강력 항의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동영 정의당 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장이 국회 상임위 배정에서 제3당인 정의당을 배제했다”며 “얼마 전 국회 민생특위에서도 배제하더니 이번에는 상임위 배정에서도 정의당을 또 다시 배제한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불쾌함을 드러냈다. 정의당에 따르면 배진교 의원은 당초 정무위를, 류호정 의원은 산자위, 강은미 의원은 복수 상임위로 여가위를 희망했으나 국회의장은 해당 의원들과 상의조정 없이 다른 상임위로 배정했다는 설명이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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