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오전 충북 청주 질병관리청에서 정기석 국가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장(오른쪽)이 정부에 권고한 코로나19 재유행 대비·대응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주목받고 있는 코로나19 과학 방역의 핵심은 과학적 근거를 통한 정책 집행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9일 국무회의에서 "과학 방역은 코로나19 대응 의사결정 거버넌스가 전문가들에 의해 이뤄지고, 과학적 증거에 기반해 예방과 치료를 하는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문가 의견은 국가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를 통해 수렴된다. 자문위는 위원장으로 위촉된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를 포함해 다수 민간위원들로 구성된다.
자문위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꾸려진 생활방역위원회와 델타 변이 확산 이후 조직된 일상회복지원위원회 역할을 포함해 앞으로 유행 상황에 맞춘 방역 정책을 설계한다. 자문위의 방역 설계는 회의를 거쳐 권고안 형태로 발표된다.
최근 자문위 회의가 열린 날은 지난 22일이었다. 이날 자문위는 앞으로 닥칠 재유행에 대비할 수 있는 정책 판단을 위해 정부에 더 많은 데이터와 근거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자문위가 필요로 하는 근거 중 대표적인 예는 중앙정부와 지자체, 보건소 등 방역 주체마다 따로 보관 중인 데이터다. 정기석 위원장은 이들 데이터를 일괄적으로 모아 활용할 수 있는 통합 의료 정보 시스템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앞으로 확산 규모뿐 아니라 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의 자료를 모두 취합하면 코로나19의 간접 영향을 받는 이들의 의료 서비스 질을 개선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통합 의료 정보 시스템은 중복된 데이터 통합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해 바로 시행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정부가 6차 대유행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만큼 데이터 확보는 빠를수록 좋다. 정부는 지금과 같은 유행 규모가 지속된다면 올 가을 하루 최대 30만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한 바 있다.
결국 윤석열 정부의 과학 방역이 본격화하는 시기와 6차 코로나19 대유행이 맞물리는 셈이다. 정기석 위원장은 국내 의료체계 특성상 통합 의료 정보만 모이면 신뢰할 만한 수준의 정책 근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기석 위원장은 "미국만 해도 의료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인구가 5000만명 가까이 되는데 우리나라는 거의 전 국민이 의료보험에 가입돼 있어 5000만명분의 데이터베이스가 있다"며 "모집단의 성격이 확실해 얼마든지 좋은 자료를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에 대한민국과 같은 의료 시스템을 가진 나라는 어디에도 없다"며 "지금까지 축적한 데이터만 잘 활용하면 훨씬 더 과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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