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종서 기자] 코로나19 재유행 정점이 당초 예상보다 낮은 15만명으로 예측되고 있지만 위중증 환자가 급증하면서 의료대응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투석·분만·소아 환자가 때를 놓치지 않고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는 대응계획이 절실하다는 조언이다.
정부는 대기환자 없이 하루 15만명까지 대응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준중증 병상 가동률이 80%가 넘는 일부 지역에 대해서는 병상 재배치 등의 조정에 나서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코로나 퇴치가 불가능한데다, 독감과 같은 관리체계를 확립하기까지 수년이 소요될 수 있어 유행 장기화에 대한 대응 마련이 요구된다.
4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0만7894명으로 전주 동일(8만8384명) 대비 1.22배 늘었다. 사흘째 10만명을 넘어선 규모지만, 한 주 사이 2배씩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이 해소되면서 확산세는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감염재생산지수도 7월 3주 1.54에서 지난 3일 기준 1.13까지 떨어지는 등 유행 둔화가 뚜렷한 상황이다. 확진자 1명이 바이러스를 옮기는 환자 수를 뜻하는 감염재생산지수는 1.0 이하일 때 유행 감소세로 본다.
반면 위중증 환자 수는 급격히 늘어난 추세다. 이날 0시 기준 하루 위중증 환자 수는 310명으로 78일 만에 3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위중증 환자 중 60세 이상 고연령층이 262명으로 84.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사망자 34명 중 60세 이상은 29명(85.3%)에 달했다.
코로나 병상 가동률이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병상 확보에 대한 불안감도 고조되고 분위기다. 이날 0시 기준 전국 코로나 병상 보유량은 6384개다. 정부가 병상 확보를 위해 행정명령을 발동한 지난달 20일보다 700여개 늘어나는데 그쳤다. 병상 가동률은 위중증 32,7%, 준중증 48.8%, 중등증 40.5%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가감염병 위기관리 자문위원회도 병상 확보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응급·특수병상 확충은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이날 3차 자문위 전체회의에서 “응급·특수병상 확충 현황을 점검하고 투석·분만·소아 환자가 때를 놓치지 않고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는 대응계획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방역당국은 하루 15만명 발생까지 병상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재배치 등 조정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현재 병상 확보 상황은 하루 15만명 수준까지 무리 없이 대응할 수 있다. 중환자 병상 가동률도 30% 정도로 지난해 12월 이후 대기환자 없이 안정적”이라며 “대전이나 경북 등 준중증 병상 가동률이 80%를 넘기는 경우가 있지만, 병상 재배치 같은 병상 배정을 통해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천연두 같이 코로나 퇴치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 집단감염이 천연두처럼 퇴치라든지, 홍역처럼 거의 발생하지 않는 상황이 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독감처럼 일상생활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생활할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몇 년은 걸리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환자 발생이 다소 꺽이면서 예상했던 25만명보다 낮은 수준인 20만명 이내 수준의 환자 발생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며 "하지만 유행은 다소 길게 지속될 수는 있을 것 같다"고 진단했다.
개량백신 도입 시점에 대해서는 "현재 유행하는 BA.5가 아닌 BA1에 대한 백신이 되겠다. 나올 때까지 2~3달의 시간이 더 지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여러 수학분석그룹에 따르면 8월 중 정점이 올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라며 "높아진다고 하더라도 11만~19만, 중앙값 정도로 본다고 하면 한 15만명 정도"라고 말했다.
4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에 따른 위중증 환자 수는 310명으로 78일 만에 300명을 넘어섰다. 사진은 코로나19 검사를 안내하는 의료진.(사진=뉴시스)
세종=김종서 기자 guse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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