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일부 의원들의 이탈로 경기도의회 의장자리를 민주당에 내준 국민의힘 내홍이 심상치 않다. 초·재선 의원을 필두로 국민의힘 의원 과반수가 대표단의 사퇴를 요구하는 등 국민의힘에 거센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도의회 국민의힘 의원 41명은 11일 오전부터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정상화 추진단' 회의를 진행했다. 이들은 전날 곽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며 정상화 추진단을 발족하고 단체행동에 돌입했다.
78명의 국힘 소속의원 중 40여 명의 의원이 대표단의 사퇴를 요구하며 단체행동을 이어오는 데는 지난 9일 치뤄진 의장 선거의 패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국민의힘은 도의회 회의규칙에 따라 의장 선출 가능성이 높았지만 5표 이상의 이탈표가 발생해 민주당에 의장을 내줬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장 선거 직후 두차례 긴급 의원총회를 대표단에 요청했지만, 대표단 측에서 이를 거절하며 상황은 악화됐다. 이와 함께 상임위원회 배정을 두고도 비난의 목소리가 나왔다. 추진단은 국힘 대표단의 주요 당직자들이 상임위원장직을 맡고, 대표단이 아닌 의원들을 비인기상임위에 배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추진단은 "국민의힘은 단톡방도 없어서 지금까지 의원들끼리 소통할 수도 없었다. 대표단한테 상황을 물어봐도 알려줄 수 없다는 말만 할 뿐 어떤 상황도 우리와 공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 대표단은 다급히 수습에 나섰다. 전날 저녁 곽미숙 대표와 김규창 의원은 추진단 국힘 의원들에게 "빠른 시일내에 의총을 열어 의원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문자를 보낸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추진단은 이날 오전 계획했던 결의 대회 대신 이날 오후 5시 혹은 12일 오전 중으로 의총을 열어 "의장선출 실패에 대한 책임 및 대표단 자진사퇴"를 의총 안건으로 제안하기로 결정했다.
곽 대표 역시 이날 "낮은자세로 의원들을 잘 다독이며, 상임위원회 관련해서는 의원들의 의견수렴을 해 반영할 예정이다. 순리대로 잘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국힘 김정열 수석대변인은 추진단의 의견수렴을 위해 이날 추진단 대표단과 만나 의총 날짜를 조율하는 미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후 국민의힘 대표단이 "18일 오전에 의총을 열겠다"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 추진단의 반발을 다시금 불어왔다. 추진단 측은 "의장 선출 실패에 대한 원인분석과 수습방안 등에 대해 논의해야하는데 18일 의총은 시기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추진단에서 일치되게 나왔다"며 "의총이 대표의 권한이긴 하지만 너무 일방적인 것 아니냐"고 지적하며 지난 9일에 이어 3차 의원총회 소집 요구서를 이날 대표단에 제출했다.
대표단에 제출한 3차 의원총회 소집 요구서에는 이날 오후 5시 의원총회 또는 12일 오전 9시 의원총회 개최 안이 담겼다.
곽 대표는 "의원마다 주요 일정과 상임위 일정이 다르게 있어서 오늘 내일 중으로 날짜를 잡기가 쉽지 않다"며 "일정을 다 확인해봤는데 그 시간말고는 어렵다. 의총은 한 명이라도 안오면 의미가 없는 것 아니냐"고 일축했다.
추진단은 이날 오후 5시까지 '의원총회 소집 요구'에 대한 대표단의 답변이 없을 경우 총 45명의 추진단 전원과 함께 향후 행동 방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정상화 추진단이 11일 3차 의원총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했다. (사진=박한솔 기자)
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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