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상황 자체가 아이러니해서 웃음이 터져 나오는 경우가 있다. 영화 ‘육사오’가 딱 그런 영화다.
‘육사오’는 바람을 타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버린 당첨금 57억 1등 로또를 둘러싼 남북 군인들간의 코믹 접선극이다. 배우 고경표, 이이경, 음문석, 박세완, 곽동연, 이순원, 김민호 등이 출연했다.
전역까지 두 달도 남지 않은 병장 천우(고경표 분)가 57억 1등 로또에 당첨이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밥을 먹다가도 웃음을 헤실헤실 흘리기도 하고 너무 기쁜 나머지 눈물을 흘리던 천우에게 청천벽력 같은 일이 벌어진다. 로또가 바람을 타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가 북한군 용호(이이경 분)의 손에 들어가게 된다. 천우는 강대위(음문석 분), 민철(곽동연 분)과 함께 1등 로또를 되찾기 위해 로또 원정대를 꾸린다.
영화 '육사오' 스틸. (사진=싸이더스)
영화는 코미디 영화임에도 무리해서 관객을 웃기려고 하지 않는다. 오로지 상황 자체가 주는 아이러니를 던질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로또가 넘어간 뒤 필사적으로 로또를 찾으려는 로또 원정대의 사활을 건 사투가 처절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상황 자체가 주는 웃음 덕분에 로또 원정대가 처절할수록 관객들의 웃음이 터져 나온다.
자칫 예민할 수 있는 남북 분단, 군사분계선 등의 소재임에도 웃음에만 초점을 맞췄다. 오로지 남북 군사들이 로또 때문에 갈등을 하고 화해하고 이해하고 하나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념 문제를 갈등을 빚지 않기 때문에 로또 원정대들이 진중한 모습을 보여도 관객들은 그리 무겁게 느끼지 않고 가볍게 웃고 즐길 수 있다.
고경표, 이이경, 음문석, 이이경 등 배우들의 코믹한 연기력으로 완성됐다. 고경표는 세상 억울한 표정과 천진함을 오고 가며 천우 캐릭터를 완성했다. 이이경 역시 다양한 작품을 통해 보여준 코미디 내공을 제대로 보여줬다.
영화 '육사오' 스틸. (사진=싸이더스)
여기에 음문석, 곽동연, 이순원, 김민호 등 개성 강한 배우들이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특히 김민호, 이순원이 펼치는 춤사위는 코믹한 분위기를 방점을 찍는다. 홍일점으로 등장한 박세완은 군더더기 없는 북한말 연기로 캐릭터에 입체감을 불어 넣는다. 코믹하면서도 강단 있는 연기가 보는 재미를 더한다.
‘육사오’는 황당한 전개가 이 영화의 매력이다. 과연 이런 상황이 펼쳐지면 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상상 자체만으로도 흥미를 유발한다. 기발한 상상력,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아무 생각없이 웃을 수 있는 영화다. 24일 개봉.
영화 '육사오' 스틸. (사진=싸이더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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