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5~11세 소아용 코로나19 백신접종이 시작된 지난 3월31일 오전 광주 북구 미래아동병원에서 의료진이 어린이에게 백신을 접종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간격 조정 가능성이 해외 연구 결과를 중심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국내 전문가들은 시기상조라고 평가했다. 외국 상황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17일 외신에 따르면 화이자와 모더나의 영유아 코로나19 mRNA 백신의 접종 간격을 늘릴수록 면역이 강화된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화이자,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은 각각 3주, 4주 간격으로 기본접종에 사용된다. 해외에선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영유아용 백신으로 두 회사 제품이 활용된다.
마상혁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은 "외국과 우리는 상황이 다르다"며 "우선 백신 개발사에서 권고하는 접종 간격을 유지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접종 간격을 조정해서 효과가 더 좋다는 검증이 필요하다"며 "게다가 국내에는 중증 환자도 많지 않아 고위험군이 아닌 검토할 필요가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현재 코로나19가 한창 유행이고 아이들이 노출돼 있다"며 "접종 간격이 4주가 아니라 8주 간격으로 하면 더 노출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대다수 10세 미만 아이들이 백신을 접종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접종 주기에 대한) 논의는 의미가 없다"며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백신 접종 권고를 하지 않고 있고, 전문의도 기저질환을 가진 아이들을 제외하곤 백신 접종에 따른 이득을 잘 모르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아이들이 코로나19에 걸리더라도 약하거나 무증상"이라며 "영국은 오미크론이 유행하면서 11세 미만의 82%가 자연 감염됐고 국내에선 아이들과 성인들이 70~80%의 면역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이들에게 백신을 권장하고 싶지 않지만 위중증으로 갈 수 있는 아이들에게는 일부 필요할 수 있다"며 "부작용이나 효과를 고려하면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백신을 접종할 때 간격을 넓히는 것을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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