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시민사회단체가 미얀마 군부의 '로힝야족 집단학살 5주기'를 맞아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에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했다.
'로힝야와 연대하는 한국시민사회단체'는 25일 오전 서울 용산구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연합(UN)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미얀마에 로힝야족 학살과 관련해 반인도적 범죄라 규정하고 있지만 미얀마 군부는 여전히 책임을 부인하고 있다"며 "쿠데타까지 일으켜 불법적으로 권력을 찬탈해 시민들을 탄압하고 있는 미얀마 군부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미얀마군은 지난 2017년 8월25일 이슬람 소수민족 로힝야족의 반군단체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 토벌에 나서며 로힝야족 마을을 초토화했다. 이 과정에서 수천여명의 로힝야족이 사망하고, 100만명에 육박하는 로힝야족이 방글라데시로 피신해 난민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단체는 "코로나19와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 우쿠라이나 침공 등으로 로힝야인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방글라데시 난민캠프만 봐도 로힝야인들이 처한 인도적 위기는 모든 면에서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달 전 방글라데시 로힝야 난민캠프를 방문한 김기남 사단법인 아디 미국 변호사(뉴욕주)는 "이들은 대나무와 플라스틱으로 만든 천막에서 생활하고 있어, 우기 때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해서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우리가 머뭇거리는 사이 이 사람들이 다 죽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미얀마 군부와 반군단체인 ARSA가 현재 교전을 벌이고 있는데 아직도 그곳에 거주하고 있는 로힝야인들이 있다"며 "이들은 양 무장세력으로부터 세금을 내거나 협력을 강요받는 등 이중 착취와 억압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단체는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전은경 참여연대 활동가는 "미얀마 군부와 협력하고 있는 한국기업이 있다는 점에서 한국은 로힝야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7시 서울 중구 '서울시NPO지원센터'에서 5주년 추모 행사를 연다. 이 행사에는 로힝야 난민촌을 방문했던 활동가·사진작가가 참여해 난민촌 현장을 설명한다. 또 한국에 거주 중인 로힝야 이주민의 이야기도 있을 예정이다.
'로힝야와 연대하는 한국시만사회단체'가 25일 오전 서울 용산구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로힝야 학살 5주기 미얀마 군부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이승재 기자)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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