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표백’, ‘댓글부대’, ‘한국이 싫어서’ 등의 대표작들을 낸 장강명 작가가 6년 만에 신작 장편으로 돌아왔다. 강력범죄수사대 소속 형사 연지혜가 22년 전 발생한 신촌 여대생 살인사건을 재수사하며 벌어지는 일을 다룬 소설은, 치밀한 취재로 만들어낸 생생한 현장감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범인 회고록과 형사의 수사를 두 축으로 두고 그 둘 사이를 팽팽하게 오가며 진행된다. 한국의 형사사법시스템과 구성원들의 윤리의식이 바람직한지 소설은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재수사
장강명 지음|은행나무 펴냄
등단 초기인 2011년부터 몇 개월 전의 작품까지 긴 시기를 두고 다양한 매체에 발표한 짧은 소설들을 엮는 ‘엽편소설집’이다. 200자 원고지 20~30매의 엽편부터 70매에 달하는 단편소설까지 다양한 분량의 작품들이 담겼다. ‘아라’라는 인물은 책 속 여러 작품에서 반복해서 등장하는데, 작가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분신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작품 전반을 하나로 관통하는 세계관이기도 하다. 고향, 경험, 친구, 세대 등의 이야기가 ‘아라’를 통해 이야기된다.
아라의 소설
정세랑 지음|안온북스 펴냄
발달장애인 배우이자 화가인 정은혜의 첫 그림에세이다. 생후 3개월 받은 다운증후군 진단, 어딘가로 갈 곳 없어 방구석 뜨개질에만 몰두한 20대 시절. 장애인 선입견에 상처 입었던 그가 다시 일어난 것은 사람들과의 포옹, 교감이었다. 사람들을 통해 치유 받던 순간을 글과 그림으로 기록했다. “방황하는 사람들, 아는 사람들, 오랜만에 보는 사람들. 그 속에서 내가 포옹하고 있습니다.” 노희경 작가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함께 연기한 한지민, 김우빈의 그림도 담았다.
은혜씨의 포옹
정은혜 글그림|이야기장수 펴냄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교수 바피 더피는 ‘출생 시점’만을 기준으로 삼는 이야기들이 세대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증폭하고 사회 변화의 진짜 중요한 신호들을 놓치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300만명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 데이터를 토대로 주거와 자산부터 정치에 이르기까지 10가지 분야를 탐사했다. ‘MZ 세대’로 통칭되는 2030에 대해서도 저자는 “세대 편견을 조장하는 언론 기사와 마케팅 기업들의 엉터리 조언을 주의하라”고 조언한다.
세대 감각
바비 더피 지음|이영래 옮김|어크로스 펴냄
영양학자인 저자는 ‘채식을 하다 영양실조에 걸렸다’는 식의 편견을 바로 잡고자 이 책을 썼다. “영양부족은 채식 자체가 지닌 문제가 아니다”며 “중요한 것은 ‘균형 잡힌 비건 식단’”이라 말한다. 조사를 통해 그는 북미 지역 사람들에게 널리 퍼진 암과 당뇨, 심장질환, 고혈압의 확률을 줄여주는 것이 채식 위주의 식단임을 알아냈다. 항염 효과가 있는 베리류와 치아시드, 마늘, 생강부터 단백질이 풍부한 두부나 템페 같은 식단 등을 추천한다.
건강하고 싶어서 비건입니다
파멜라 퍼거슨 지음|한진영 옮김지|반니 펴냄
2000년 ‘문학과사회’로 등단 후 발표한 세 권의 시집으로 동시대 현실에 밀착한 문제의식을 시적으로 풀어냈다고 평가받는 시인이 10년 만에 낸 신작 시집이다. 공동체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 목소리와 다양한 삶의 문제들에 귀 기울여 그들의 삶을 문학적으로 가시화하는 일을 그는 시인의 역할이라 본다. 결핍으로 가득 찬 과거와 울안하고 비탄스러운 현실, 그럼에도 시인은 “손을 잡고 어둠을 헤엄치고 빛 속을(‘어울린다’)” 걸어가며 사랑의 미래를 본다.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진은영 지음|문학과지성사 펴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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