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그래도 지각인데…' 교원단체 갈등에 국교위 '발목'
국교위 출범, 한달 반 이상 지연 중
위원회 구성, 교원단체서 2명 추천
전교조-교사노조, 한자리 놓고 경쟁
2022-09-08 15:09:58 2022-09-08 15:09:58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국가의 중장기 교육 정책을 다루는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위원 구성을 놓고 교원단체 간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국회 원구성 지연으로 위원 추천이 늦어지며 가뜩이나 출범이 늦어졌는데 여전히 진전이 어려운 형국이다.
 
8일 교육계에 따르면 당초 7월 21일까지 출범할 예정이었던 국교위는 위원 구성을 하지 못하면서 한달 반 넘게 업무가 지연된 상황이다.
 
국교위는 대통령 소속 합의제 행정위원회로,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 정책이 바뀌어 혼란이 커지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마련됐다.
 
총 21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대통령 지명이 5명, 국회 추천이 9명이다. 이밖에 교원단체 2명, 시도지사협의회 1명, 대학교육협의회 1명, 전문대학교육협의회 1명과 당연직 2명(교육부 차관·시도교육감협의회 대표)으로 구성된다.
 
그간 국교위 출범의 발목을 잡은 가장 큰 원인은 국회의 원 구성 지연이었다. 하지만 전날 여야가 국교위 위원 추천안을 의결하면서 큰 산은 넘었다는 분위기다. 국회는 본회의에서 국교위 상임위원으로 김태준 동덕여대 교수와 정대화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을 확정했다. 김 교수는 국민의힘이, 정 이사장은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했다.
 
등교하는 학생들. (사진=뉴시스)
 
국회 추천 상임위원이 정해지면서 국교위는 위원 21명 중 7명을 확정하게 됐다. 국회 상임위원에 앞서 당연직 2명과 시도지사협의회·대교협·전문대교협 추천 위원이 결정된 바 있다.
 
앞으로 가장 큰 걸림돌은 교원단체 추천 2자리가 될 전망이다. 교원단체 중 회원(조합원)이 가장 많은 두 단체가 추천하게 돼 있는데,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에 이은 2위가 어디냐를 두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이 갈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조합원 수만 놓고 보면 교사노조가 전교조를 앞지르는 상황이다. 다만 전교조는 조합원 산정 기준이 단체마다 다르기 때문에 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지난 6일 서울중앙지법에 국교위의 교원단체 추천자 선정 절차 중단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전교조는 교사노조의 경우 중복 가입을 허용하기 때문에 조합원 수가 더 많아 보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교사노조는 27개 노조 연합 단체이기 때문에 중복 가입을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중복 조합원을 정리한 뒤 조합원을 다시 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교사노조는 중복 가입자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회원 개개인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아울러 국교위법에 복수 가입자 확인에 대한 내용이 없다며, 법에 명시되지 않은 것을 추진하는 것 자체가 위법이라는 주장이다.
 
이처럼 두 단체의 갈등이 마무리되지 못하면서 국교위 출범 시기는 계속해서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교원단체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교원단체 간 갈등으로 국교위 출범이 계속해서 지연돼선 안 된다"며 "두 단체가 대화를 통해 하루빨리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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