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국내 연질캡슐 제조 전문기업 알피바이오가 코스닥 입성에 나섰다. 알피바이오는 연질캡슐 원천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설립 초기부터 연질캡슐 OTC(일반의약품) 부문에서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최근 부진한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알피바이오가 상장 전 발행한 미상환 전환사채(CB)와 재무적투자자(FI)들의 물량이 많은 만큼 상장 초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부담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알피바이오 "매년 20~30% 성장 자신…연질캡슐 리딩기업 도약"
알피바이오는 16일 여의도에서 IPO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코스닥 상장에 따른 향후 전략과 비전을 발표했다. 회사는 코스닥 상장을 통해 성장성을 앞세워 의약품·건강기능식품 제조 리딩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김남기 알피바이오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타사가 결코 따라오지 못하는 기술력과 매년 20~30% 성장하는 회사(알피바이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며 “이번 코스닥 상장을 계기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연질캡슐 ODM(제조업자개발생산)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알피바이오는 미국 알피쉐어(현 Catalent)사와 대웅제약의 합작으로 설립된 연질캡슐 전문 제조기업이다. 대웅제약의 합작회사로 설립된 이후 계열분리를 통해 독립했으며, 대웅제약 창업주인 고 윤영환 명예회장의 차남인 윤재훈 회장 지분 61.13%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있다.
알피바이오는 설립 이래로 연질캡슐 OTC 부문에서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유지해 왔다. 2020년 기준으로 알피바이오의 국내 연질캡슐 시장 점유율은 51.5%에 달한다. 특히 지난 2017년부터 이익률이 높은 건강기능식품 내 연질캡슐 제품의 생산이 늘고 있어 실적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 1149억원, 영업이익 59억원을 달성했으며, 최근 3년간 연평균 매출성장률(CAGR) 28.8%를 기록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79억원, 67억원으로 상반기 사상 최대실적을 달성했다.
공모가 1만~1만3000원…증권가 "비교기업 대비 적정 수준"
알피바이오의 공모예정가는 1만~1만3000원, 상장 공모주식수는 120만주, 공모예정금액은 120억원~156억원 규모다.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지난15일부터 수요예측을 진행 중이며, 이날 공모가를 확정할 예정이다. 일반공모청약은 9월 20일~21일이다.
증권가에선 알피바이오의 공모예정가가 적정한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알피바이오 비교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을 고려했을 때 합리적이란 의견이다.
유진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알피바이오는 공모가 산정에서 비교기업으로 국내 건강기능식품 및 의약품 OEM·ODM 생산 기업인
서흥(008490),
노바렉스(194700),
콜마비앤에이치(200130)를 선정했다”며 “비교기업의 예상 PER(서흥 8.7배, 노바렉스 10.5배, 콜마비앤에이치 14.3배)을 고려했을 때, 알피바이오의 공모가 밴드는 합리적인 수준이다”고 밝혔다.
상장 초 '오버행' 주의…미상환 CB 및 보호예수 없는 FI 물량 다수
상장 초 유통물량에 따른 변동성에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알피바이오의 경우 상장 전 발행한 CB와 전환우선주(CPS) 물량이 적지 않고, 상장 당시 주요 재무적투자자(FI)들 대부분이 보호예수를 설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증권신고서 제출일 기준 알피바이오의 미상환 CB 및 CPS는 각각 49억1600만원, 35억8400만원이다. CB와 CPS의 전환가액은 1만4000원인데, 상장 시 공모가가 전환가액의 80%(1만400원) 보다 낮을 경우 전환가를 공모가의 80%로 ‘리픽싱’(전환가액 조정)하는 조항이 존재한다.
만약 공모가가 하단인 1만원으로 결정될 경우 CB 및 CPS의 전환가액은 각각 8000원으로 조정되는 것이다. 이 경우 주식전환가능 물량은 총 110만6679주로 발행주식총수(807만9942주)의 13.90%에 해당한다.
공모 후 유통가능물량도 발행주식총수의 34.88%로 다소 높은 편이다. 마이다스프라이빗에쿼티 등 주요 FI들이 보호예수를 설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장 후 FI 및 기존주주들의 지분율은 23.47% 해당하며, 이중 20.60%(166만4109주)가 상장 직후 시장에 유통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보호예수가 없다면 기존 투자자들이 상장 직후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저렴하게 주식을 취득했던 기존 투자자들의 주식이 상장초 시장에 풀릴 경우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희준 알피바이오 CFO는 오버행 우려와 관련해 “전환사채 등의 물량이 상장 초기 동시에 출회될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며 “시장에서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물량이라고 생각되는 만큼 '오버행' 이슈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남기 알피바이오 대표가 IPO 기자간담회에서 회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박준형 기자)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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