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당원존 개관식에 참석하며 QR코드를 이용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1호 지시사항이었던 당원존이 문을 열었다. 이 대표는 당원존 개관에 ‘당원이 주인된 정당’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이 대표는 5일 오전 9시30분쯤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2층에 민주당 당원존 개관식을 열었다. 당초 중앙당사는 경찰이 입구를 철저하게 막고 있어 당원들의 출입이 어려웠다. 불만이 쌓이자 당원들은 지난 8월 온라인 당원 청원 시스템에 “현재 민주당사는 당직자만을 위한 요새처럼 사용되고 있다”며 당사 개방을 요구했다. 당의 주인이 당원임에도 불구하고 당사 화장실조차 이용하지 못한다는 점이 큰 불만 사항으로 작용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지난 8월31일 “중앙당사 내에 당원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당대표로서 약속한 1호 지시사항이었다. 또 전자당원증 발급, 당원들에게 당직자 연락처 공개도 지시했다.
이날 개관식에 참석한 이 대표는 개관식에서 “진정한 의미의 민주당으로, 당원의 당으로 자리 잡아가는 첫 날이 되는 것 같다”며 “앞으로 당원들께서 당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토론하는 토론하는 좋은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당원존 설치를 담당한 미래사무부총장인 김남국 의원도 “정당 사상 처음으로 당원들과 직접 소통하는 당원존”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5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당원존 개관식 앞에 설치된 김대중노무편문재인 전 대통령 등신대(사진=뉴스토마토)
당원존은 ‘직접 민주주의 강화’를 강조해온 이 대표의 신념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때문에 이 대표는 개관식을 마친 뒤 곧바로 해당 공간에서 당원들과 함께 현장최고위원회의를 열기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당원도 내가 민주당의 주인이고 대한민국의 주인이라는 자긍심을 갖고 이 나라가 진정한 민주국가가 될 수 있도록 실천을 통해 실질적인 결과를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당원존의 새로운 명칭은 ‘소통관’으로 낙점됐다. 당초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SNS를 통해 공모받은 당원존 이름 후보 6개(블루웨이브·블루베리굿존·파란만장·파란주민센터·파란다이스·더뜰팡) 중에서 결정하겠다는 방침이었지만 결국 ‘소통관’으로 결정됐다. 국회 내에 기자들이 취재를 위해 모여 있는 공간 역시 ‘소통관’으로 당원존 공식 명칭과 같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당원존을 또 다른 언론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 대표는 그간 지지자들을 향해 “여러분이 언론이 돼 달라”고 강조해 온 바 있다.
이번 개관식을 앞두고 당원들은 ‘재명이네 마을’, ‘당 게시판’ 등에서 들썩이는 분위기였다. 온라인 당원증을 발급받았다며 인증하면서 “소속감 뿜뿜”, “변화가 느껴진다” 등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 개관식은 서울시도당을 통해 사전 추첨에 당첨된 56명만 입장이 가능했다. 공간 제약으로 인해 사전에 혼란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추첨에 성공하지 못한 당원들은 당사 입구에서 사진을 찍는 등 아쉬움을 달래는 모습도 보였다. 40대 여성 박모씨는 “개관식에 초대받지는 못했지만 당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준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당원이 주인된 정당이 되어가는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5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당원존 개관식이 열린 당원존 내부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당원존은 자율적으로 운영될 계획이다. 이 대표가 당원존 설치를 지시한 이후 당직자들을 중심으로 강성 지지층과의 대면업무에 대한 부담감이 표출돼 왔다. 또 당직자 인력 부족 문제 등을 들어 업무 과다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그러자 이 대표는 “여러분 스스로 꾸며주셔야 한다. 당직자들의 숫자도 많지 않기 때문에 직접 관리하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남들이 볼 때 개방하니 이상하게 되어 간다는 소리가 나오면 안 된다”며 “여러분이 민주당의 주인”이라고 주인의식을 강조했다.
이 대표의 당부에 따라 당원들은 자발적으로 봉사팀을 꾸려 당원존을 함께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김남국 의원은 <뉴스토마토>와 만나 “그간 당원들의 표현 중에서 털어내지 못해서 답답해서 분노한 것들이 많았는데 이번에 당원존을 통해 털어낼 수 있는 수 있게 되면서 사고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당직자들이 상주하지 않고 당원들과 상의해서 자율적으로 운영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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